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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관심의 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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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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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샌다이지역의 강진과 지진해일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세계의 관심이다. 지진과 해일은 초자연적 현상으로 막기는 어렵다. 다만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여 피해의 규모를 줄일 수는 있었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사전에 다양한 주의와 경고 그리고 사고 임박했을 때의 다양한 대처로 사고를 막거나 현저히 위험수위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철저한 대비의 부족은 당황하는 일본 정부와 동경전력(東京電力)의 행동과 이에 따른 많은 방사능 피폭을 가져오게 되었다.
‘방귀 잦으면 X싼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사건을 예상할 수 있는 많은 사전의 징조가 있게 마련이다. 작은 사전 징조에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와 그것을 간과하여 누적될 때의 결과는 전혀 다르다. 1930년대 초 미국 한 보험회사의 관리ㆍ감독자였던 H.W. 하인리히는 고객 상담을 통해 사고를 분석해 ‘1대 29대 300’의 법칙을 발견했다. 1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됐었다는 것이다. 이를 소위 ‘하인리히 법칙’이라 하며 경영현장에 적용하기도 한다.
1986년 1월 28일 발사 후 73초 만에 산산조각나면서 승무원 7명이 전원 사망한 비극적인 챌린저 호 폭발 사고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졌다. 우주 왕복선을 발사할 때 추진력을 더해주는 로켓 부스터의 틈새를 막는 고무 부품인 오링(O-ring)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NASA의 엔지니어들은 우주 왕복선이 처음 발사되기 훨씬 전인 1977년부터 오링의 틈새 문제를 알고 있었다. 발사 당일 아침에 몇몇 엔지니어들이 오링 손상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지만, 그 전에 손상이 심했을 때도 우주 왕복선을 성공적으로 발사시켰던 다수의 관리자, 엔지니어들은 그런 의견을 묵살했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0일 처녀취항 한 후 4월 14일 대서양에 침몰한다. 다양한 침몰 원인 중에서도 배를 연결하는 많은 리벳의 불량에 주원인을 찾고 있다. 타이타닉호에는 약 300만개의 리벳이 사용되었으며, 당시 대형 선박 수주가 몰려 불량 리벳이 제조되었고 이를 사용한 타이타닉호는 작은 빙하의 충돌에도 힘을 견디지 못하고 침몰하게 되었다. 실재로 이들 리벳 중 2개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이 두 개의 리벳에는 슬래그가 다량 함유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슬래그가 혼합된 리벳에 충격이 가해진 경우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쉽게 끊어졌을 것으로 분석하는 다수 주장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작은 징조들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산업과 경영현장에서,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작은 징조와 현상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성공에는 나름대로의 원인이 있고, 실패에도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일본 동경대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교수는 ‘실패학의 권유’(2000년)에서 한국의 와우아파트와 삼풍백화점 붕괴, 일본 JOC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을 인용해 이 법칙을 설명했다. 앞선 수많은 이상 징후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관리ㆍ감독자의 책임이며, 그래야만 실패를 되풀이 않는다고 권유했다.
후쿠시마 원전을 바라보며 우리도 안전에 대한 정확한 준비가 절실하다. 안전하다고 언론에 나와 여러 번 연설하고 목청을 높인다고 안전이 담보될 리가 없다. 철저한 대비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만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징후와 예후에 대한 관심과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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