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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크리스천답게 일하기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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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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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한 지방 도시에 있는 한 회사의 직장 예배에서 설교한 후 담당자와 차를 마실 때의 일이다.

대관업무를 맡아하던 직원이었는데 시청의 민원 창구에 신규 매장 허가 관련 서류를 제출했더니 추가로 해올 것과 수정할 것이 있다면서 돌려보냈다고 한다. 다시 준비해 갔으나 또 문제를 지적하기에 느낌이 왔다고 한다. ‘아, 이게 바로 인사를 해야 하는 문제구나!’ 하지만 그는 크리스천으로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윗사람은 허가 관련된 일을 왜 빨리 처리하지 않느냐고 재촉했기에 난감했다.

그래서 기도가 더욱 간절해졌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뚜렷한 방법도 없어서 용기와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로 시청을 찾아가 지적받은 서류를 제출한 날도 예상했던 대로 직원은 또 트집을 잡았다. 나이도 젊은 공무원의 속 보이는 짓이 아니꼽기도 하고 분노가 일기도 했다. 전에 어떤 크리스천은 그렇게 일하는 공무원에게 화가 나서 군수실로 들어가 따지면서 직원 교육 똑똑히 시키라고 호통을 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 일은 해결되었는데 다음번부터 일이 잘 안 풀려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그는 고민했다.

화를 꾹 참고 점심 식사라도 사야 하나 고민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민원담당 직원이 자신의 군복무 이야기를 꺼내어 귀가 번쩍 뜨였다. 그가 바로 그 직원이 말하는 군대를 나왔기 때문이었다. 사실 확인을 해보니 그가 훨씬 고참이었다. 그러자 시청 직원은 그를 거의 ‘형님’으로 대접하면서 허가 관련 서류를 처리했다고 한다. 조금 전까지 안 된다는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짐작하겠지만 이 대화는 일을 하다 보니 별 일도 다 있다면서 웃는 분위기였다. 그런 인연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힘을 발휘하는 ‘군연(軍緣)’이라고 내가 말해 또 한 번 웃었다. 학연, 지연, 혈연과 같이 사회생활하면서 사람들이 중시하는 ‘연(緣)’ 중에 군연을 추가할만하다. 물론 내가 나온 육군은 포병 출신은 전혀 해당사항이 없고 그 직원이 나온 특별한 군대만 가능하다면서 또 한 차례 웃었다!

그런데 나는 목사의 입장에서 그 직원이 너무나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크리스천답게 일하기 위해 꿋꿋하게 대처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더니 하나님이 그렇게 길을 열어주신 것이 아닌가.

세상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찾은(롬 12:2) 훌륭한 사례가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하듯이 그저 적당히 인사하며 처리하지 않고 크리스천의 가치를 보여주려고 고민하다보니 하나님이 그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주셨다고 나는 생각한다. 공무원이 민원인을 상대하면서 물어보지도 않는 자신의 군복무 이야기를 왜 꺼내겠는가?

물론 관청에서 허가를 낼 때는 그렇게 ‘연’을 최대한 찾아서 편법을 시도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일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최선을 다하지 못할 때의 차선은 죄악된 구조 속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세상 속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마 10:16). 이런 노력을 해나가는 크리스천 직업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멋진 일터 속 크리스천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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