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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 비유와 고용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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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섭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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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 비유와 고용양극화

우리사회의 양극화의 심화가 논의된지 오래다. 양극화란 다양한 사회변화의 이유로 한 시대, 한 사회에서 야기된 차이와 간극의 심화를 말한다. 이는 정치나 이념의 양극화와 경제와 소득의 격차 등에 의한 경제의 양극화를 포함한다. 물론 문화와 교육, 복지 및 삶의 방식과 차원 등에 따른 양극화도 중요한 주제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적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이는 오래 지속된 정책의 불균형과 근래 경제환경의 급변과 산업고용구조의 취약성, 과거 정책적 대응의 미흡 등의 이유로 인해 생겨난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경제적 양극화는 생산 요소간의 불균형과 그 배분과 가치정립에서의 불평등 등의 원인과 경제여건 등의 변화에 기인한다. 기술과 자본의 과도한 집중과 노동요인의 상대적 저평가 등은 근원적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고, 근래의 글로벌화, 신자유주의 경제에 기초한 세계주의와 거대 금융자본의 세계지배 확산, 중국의 급부상, 기술의 진보 등이 또다른 영향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경제의 양극화는 자본주의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고, 이를 구조화 및 대물림하게 된다. 이런 불균형의 부의 왜곡은 많은 경우 정부 정책의 불균형에 기인한 경우로 지적된다. 소위 불균형 성장 또는 공정한 참여와 기회제공과 먼 독과점에 의한 성장의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는 산업과 고용의 양극화와 그에 따른 소득의 양극화로 진행되었다. 산업 양극화와 함께 저임금-저생산성 부문의 고용비중이 증가했다. 제조업은 고임금 대기업 고용은 감소하는 반면, 저임금 중소기업 고용은 증대되고 서비스업은 저임금부문은 고용비중이 높은 반면, 고임금부문의 고용비중은 낮다. 특히 고용의 양이 정체된 가운데 고용의 질에 있어서 양극화가 계속 진행된다는 게 큰 문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간 일자리가 감소하고 상위, 하위 일자리가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나타내는 반면 선진국은 중상위 일자리증가가 높은 'J'자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고용관련 조사를 발표하며, 박근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첫해 성적표가 나왔으며, 자료에 의하면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는 실망스러운 것이란 평가가 많다. 동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591만1000명 중 시간제 노동자는 191만7000명(32.4%)이었다. 관련 통계가 나온 2007년(123만2000명) 이후 최대 규모다. 1년 동안 늘어난 비정규직(17만9000명)의 대부분이 시간제(15만9000명)였다. 연령별로는 고령층과 청년층이 80%,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와 서비스·판매종사자가 70%를 차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간제 증가는 고용시장 추세로,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기대와 정반대로 노동시장이 반응하였다. 정규직과 차별없는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저출산·고령화시대의 노동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제안된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률 70%를 슬로건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고용정책이다. 2017년까지 일자리 238만개를 만들고 이 중 93만개(공공 1만7000, 민간 91만3000)를 시간제로 충당하겠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근래 나온 통계청 조사는 정부의 이런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우리사회의 고용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 1) 사회경제적 가치의 기본이 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시장을 통해 창출하기 위해 양극화 해소의 최우선 정책, 특히 고용 흡수력이 높은 서비스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2) 사회경제적 지위의 세습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교육혁신과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및 내실화를 해야 한다. 3) 보편적 사회안전망 구축 및 질적 내실화를 통해 소외계층 및 경쟁 낙오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및 자립, 자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크다.

예수님은 포도원 비유에서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받은지라 받은 후 집 주인을 원망하여 이르되 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아니하였거늘 그들을 종일 수고하며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주인이 그 중의 한 사람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마 20:10-14) 라고 말씀하시며, 한 사람의 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주어 사람의 기본적 삶의 근간인 기본 수입과 일자리에서 형평을 강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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