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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칼럼ㅣ가나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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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석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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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을 떠난 후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유리방황해야 했다(신8;2-4절). 마침내 이스라엘은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마주 바라볼 수 있었다. 그곳은 바로 요단 강 동편이었다(신1:1절). 이곳에 진(陣)을 치고 지난날들의 모든 아픔을 잊고 감개무량하게 가나안 땅을 이들은 보았다. 방황의 시대는 끝났고 마침내 자유인으로 앞으로 평화롭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란 소망이 마음에 가득했다.

이 때 모세는 하나님이 시내 산에서 이스라엘에게 준 율법을 이들 앞에서 재해석했다(신1:3-5절).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시내산 율법을 새로운 차원에서 다시 묵상할 필요를 모세는 느꼈다. 이 일은 이스라엘의 미래와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했다.

구약의 이스라엘이 처한 구속사적(求贖史的)인 위치는 구원 받은 후 세례 교인들이 모여 구성한 신약 교회의 그것과도 전혀 다르지 않다. 달리 말한다면 신약의 4복음서가 증언한 대로 구속사가 이 땅에 이미 성취된 후(now and here already fulfilled) 출생한 초대 교회의 위치와 너무나 흡사하다. 물론 둘 사이 차이는 존재한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이미 조상(祖上)으로부터 약속 받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려 한다면 신약의 이스라엘은 지정학적으로 분명히 경계선을 긋고 나타난 나라로 들어가지 않는다. 달리 말한다면 구약의 이스라엘은 눈에 보이는 형태의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자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면 신약의 이스라엘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려고 이 세상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구약의 이스라엘은 땅의 나라와 교회가 하나인 하나님 나라를 세울 것이라면 신약의 이스라엘은 이 둘이 완전히 분리된 하나님 나라일 것이다.

이 둘 사이 동질성(同質性)과 이질성(異質性) 즉 연속성(連續性)과 불연속성(不連續性)을 신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구약의 이스라엘은 신약 성도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다.

 

조상 때부터 이스라엘이 기업으로 약속 받은 땅

 

아브람을 부를 때 하나님은 자신의 약속(창12:1-3절)을 믿고 ‘갈데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기를 명했다. 그가 태어났고 자랐고 살았던 갈데아 우르는 고대 바벨론 제국의 수도였다. 이 제국의 건설자는 고대 유명한 사냥꾼인 니므롯이었다(창10:9-12절). 그가 바로 바벨탑을 쌓도록 주도한 인물이었다(창11장).

하나님은 아브람을 이런 배역의 도시에서 불러내 가나안 땅으로 가도록 명했고(창12:1-3절) 그와 그 자손에게 그곳을 기업(基業)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창12:7, 13:15절). 이 약속 때문에 아브람과 그의 후손은 그 당시 세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갈데아 우르와 결별해야 했다.

하나님의 구속사(救贖史:redemptive history)를 위해 부름을 받은 성도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세상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신학적인 가르침이 여기 보인다.

하나님이 아브람을 부른 목적은 니므롯이 세운 불순종의 나라(창11장)와는 달리 하나님께 순종하는 나라와 민족을 가나안 땅에 별도로 세우고자 함이었다(창12:1-3절). 이 덕분에 아브람은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도록 부름 받은 하나님의 영광스런 종(從)이 되었다.

이 사실은 노아 시대 발생한 홍수 심판의 신학적인 의미를 살피면 알 수 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가족만 홍수 심판에서 구원한 목적은 이들을 통해 새로운 인류 사회를 세우고자 함이었다.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실패한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에 다시 실현하고자 함이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홍수에서 구원 얻은 새로운 인류는 이 땅에 생육하고 번성하기 시작했다(창10장). 그러나 100년쯤 지나자 새로운 인류는 니므롯을 중심으로 바벨탑을 쌓아 창조주와 구원주 하나님인 여호와를 또 다시 버렸다(창11장). 아담과 노아 이후에도 하나님의 목적은 또 다시 실패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목적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브람 소명(창12:1-3절)의 이면에는 이런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목적이 감추어져 있었다. 이를 위해 아브람은 ‘갈데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아브람과 그의 후손들인 이삭과 야곱은 하나님의 약속(창12:1-3절)을 믿고 가나안 땅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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