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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칼럼ㅣ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영성수련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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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천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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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 이때쯤에는 교회의 여름수련회를 구상하기에 이번호에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머무는 영성수련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저녁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1박 2일 프로그램을 반복한다면 2박 3일 또는 그 이상의 프로그램도 가능하겠기에 지면상 1박 2일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첫째날 저녁시간은 전통적인 통성기도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느라 피곤할 수 있고 이미 익숙한 방식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찬양과 통성기도를 통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이 방식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에 자세한 언급은 생략한다. 다만 취침은 11시 이전에 해서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둘째날 아침시간은 렉시오 디비나를 응용한 QT를 하면 좋다. 여유 있게 기상해서 7시경에 시작해 아침 식사 전까지 하면 좋겠다. 가톨릭교회의 영성수련 방법인 렉시오 디비나와 QT는 유사하면서도 크게 다르다. 렉시오 디비나는 대략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lectio(말씀읽기), meditatio(묵상하기), oratio(구송기도), contemplatio(관상하기)이다. 구송기도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통성기도이다. 관상하기란 침묵가운데 읽은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깊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QT와 유사하지만 적용을 강조하지 않기에 다르다. 적용이 중요한데 왜 하지 않을까? 포도나무 비유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충분히 머물면 자연스럽게 묵상의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묵상후에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깊이 머물렀던 경험을 QT처럼 소그룹별로 나누면 좋다.

둘째날 오전 시간은 예수기도를 응용한 침묵기도를 하면 좋다. 동방정교회 영성수련 방법인 예수기도란 “예수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를 반복하는 것이다. 불쌍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끊임없는 염려와 잡념의 활동에 지배를 받아 생각을 하나님께 모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동안 침묵기도 인도를 통해 이 기도는 그 어떤 기도보다 기도자의 생각을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도와 주는 것을 확신하였다. 이 수련을 의미하는 헬라어 헤지키아(hesychia)는 고요와 쉼을 의미하는데 평안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의 깊은 안식을 제공한다. 사실 이 방식은 개신교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것이다. 그래서 기도하기 전에 자세한 안내와 질의 응답이 필요하고 기도후에는 소그룹별로 나눔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전 시간은 이 프로그램으로 충분하다. 기도 시간만 최소 20분 이상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날 오후 첫 시간은 피조물 묵상을 통한 침묵기도를 하면 좋다. 야외에서 각자 묵상할 피조물을 하나씩 정하고 그 피조물의 한해의 삶 또는 일생을 묵상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한다. 나아가 “하물며 너희일까보냐?”라는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묵상하는 저 아름다운 피조물보다 나를 더 아름답게 가꾸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된다.

둘째날 오후 둘째시간은 영성일기를 쓰면 좋겠다. 영성가들은 영적 진보를 정화, 조명, 연합의 세단계로 추구하였다. 영적 일기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진보를 위해 삶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뜻 안에서 그 분과 연합하는 삶을 묵상하게 된다. 이를 위해 일기 쓰는 방식에 대한 자세한 매뉴얼을 제시해 주면 좋다.

이러한 모든 순서는 나눔과 영성지도(spiritual direction)가 필요하다. 소그룹으로 나누고 적절한 영성지도를 통해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나눌 때에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 했는지만 나누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누구나 부담없이 솔직하고 즐거운 나눔의 시간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룹별로 또는 전체적으로 담임목사가 적절한 영성지도를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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