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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신학칼럼ㅣ피조물 묵상을 통한 하나님의 임재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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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천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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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며 일부 계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휴가철을 맞아 야외에서 피조물을 묵상하며 쉼과 힐링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영성수련을 소개하고 싶다. 영성가들은 피조물을 하나님이 주신 두 번째 책으로 이해했는데 첫 번째 책은 성서이며 다른 한권은 자연을 의미한다. 복음서는 예수님이 피조물 묵상의 대가이셨음을 보여준다.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영적진보의 3단계라는 측면에서 피조물 묵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끝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영성가들은 정화(purification), 조명(illumination), 그리고 연합(union)의 3단계로 영적 진보를 이해해 왔다. 간단히 말해 정화란 죄로부터의 정결, 조명은 진리에 대한 깨달음, 연합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것이다.

첫째, 필자는 한 동안 시골교회에서 교육목사로 사역한 적이 있다. 어느 가을밤, 성전 안에서 들리는 귀뚜라미의 노랫소리를 묵상하게 되었다. 귀뚜라미 소리는 마치 옥구슬이 떨리는 것처럼 청아하고 맑았다. 하지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귀뚜라미는 가을 내내 이름 없이 하나님을 찬양하듯 자기 본분을 다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귀뚜라미처럼 찬양한다면 누군가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않을까? 그렇다! 필자가 귀뚜라미 소리를 묵상했을 때 경험한 정화의 은혜가 바로 그것이었다. 인간은 실로 미물만도 못한 존재다. 끊임없이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기에....

둘째, 필자는 야외수업 시간에 피조물을 묵상하고 조명의 은혜를 나눈 한 학부학생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그 학생은 자기 앞에 있는 참나무를 묵상하였다. “저 나무는 한 번도 자신의 자리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한 인간은 계속 삶의 자리를 옮기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집을 옮기고, 직장을 옮기고, 학교를 옮기기도 합니다. 옮기는 이유는 대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그 옮김 때문에 저의 삶은 고단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 우리가 고단한 이유는 꾀를 따르기 때문이 아닐까? 시편 1편의 말씀처럼 악인으로 표현되는 인간적인 꾀를 추구하다 보니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 삶이 되는 것이다. 아! 정함이 없는 인생의 고단함이여...

셋째, 피조물 묵상을 통한 연합(union)의 은혜를 경험하였다. 필자는 5년 전에 신학대학원생들의 영성 훈련을 인도하기 위해 강화의 한 기도원에 간 적이 있다. 늦가을이었는데 아직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낙엽들을 보며 나무의 일생을 묵상하게 되었다. 이제 나무들은 마지막 낙엽이 떨어지면 한 해의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나무의 한 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겨울이 오기 전 지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지금 단풍의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것이다. 특별히 단풍이 햇빛을 반사할 때 그 아름다움은 극치에 이른다. 황홀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나무의 삶을 묵상하면서 문득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도 죽음 직전임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우리도 단풍잎처럼 하나님의 사랑의 빛을 반사하기를 원하신다. 그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머무는 시간을 매일 반복하다 보면 우리는 점차 성화되어 간다. 완전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웨슬리는 우리가 사랑 안에서 완전해질 수 있는데 완전에 이른 여부는 죽음 직전에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끝으로 피조물 묵상 방법을 소개한다. 고요한 곳에서 자신이 묵상할 피조물을 한 가지 정하는 것이다. 꽃, 나무, 새소리, 하늘, 바람... 그리고 자신이 정한 피조물의 일생 또는 한 해의 삶을 묵상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 피조물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시는 주님의 손길을 묵상한다. 마지막으로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라는 주님의 음성을 묵상하며 나를 가꾸어 가시는 주님의 사랑 가운데 머무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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