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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는 “심야식당”의 마스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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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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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는 “심야식당”의 마스터처럼..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영화 한 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리더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 그동안 각계의 화두였다. 카리스마 리더십, 감성 리더십, 마더(Mother) 리더십, 서번트(Servant) 리더십 등 각종 리더십 프로그램은 앞다퉈 이 시대에 적용할만한 리더십을 소개하기에 바빴다. 진정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기독교계에서는 이에 역행하여 일부 지도자들이 얼굴을 찌푸리게 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교회 공금 유용, 권력 남용(세습, 제왕적 관리), 성추문 스캔들, 표절문제 등등 사건사고가 기독교 지도자들에게서도 발견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야식당>이라는 영화가 은근히 말을 걸어온다. 리더십을 찾습니까? 그러면 이 영화를 조용히 음미해 보세요. 바쁘게 돌아가는 메트로폴리탄 도쿄의 한 골목, 밤 12시부터 아침까지 문을 여는 작은 식당이 있다. 사람들은 심야식당이라 이름불렀다. 주인장은 마스터라 불리는 주방장. 얼굴에 칼집이 나있는 게 과거 험한 조직에 있었던지.. 지금은 말없이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돈벌이에 크게 열올리지 않고, 자기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최선을 다해 음식을 대접한다. 물론 돈을 받고.. 손님들은 각기 삶의 문제를 가지고 작은 식당에 들어서 자리하고, 음식을 주문하는데, 주방장의 손길을 통해 나온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환한 얼굴을 띠고 식당을 나선다. 손님들은 저마다 사연으로 얽힌다. 그들은 음식이 매개된 공간에서 서로 사연을 들어주고 해결을 위해 마음을 쓴다. 결국 모든 해결책은 주방장의 손끝에서 나온다. 그것은 마음이 깃든 음식이 있기에 가능하다. 주방장의 음식이 곧 치유였던 것이다.

누가복음 10장에는 여리고로 내려가다 강도만난 사람의 이야기가 기록되어있다. 이 대목을 교부 어거스틴은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했다. 강도는 사탄, 강도만난 사람은 죄로 인해 상처입은 죄인, 선한 사마리아인은 예수님, 주막은 교회로 이해했다. 이에 대비하여 심야식당을 알레고리적으로 이해한다면 어떤 구도가 될까.. 손님은 상처입은 나 자신과 이웃, 음식은 복음을 기반으로 지어진 치유의 약, 심야식당은 교회, 그러면 주방장 마스터는 누구일까? 손님들의 사연을 말없이 들어주고,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정성껏 음식을 요리하여 내놓는 그는 누구에 비유할 수 있을까? 우리 시대의 교회지도자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사연을 묻지도 않고 그저 손님에게 맞는 음식을 궁리하여 내놓은 주방장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교역자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 아닐까.. 심야식당은 쾌속으로 치닫는 도시의 대로에서 낙오된 자들이 모이는 뒷골목 식당은.. 바로 이 시대의 상처난 자들을 끌어안는 교회의 다른 영상인 듯 싶다. 낮은 자들을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간 교회와 교역자, 그 원형을 <심야식당>에서 발견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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