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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적 완전에 대한 니싸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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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천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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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적 완전에 대한 니싸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

 

인간은 완전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것이 인간됨이고 인간을 고귀하게 한다. 혼탁한 현실에서 그래도 우리가 희망을 갖는 이유는 우리의 내면에 이 완전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호에는 영성가들이 추구했던 영적 진보의 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완전의 의미에 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영성가들 가운데 특히 이 완전에 대한 개념을 정립한 니싸의 그레고리오스(Gregory of Nyssa, 335~395)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헬라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레고리오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레고리오스는 철학자들이 이해했던 완전의 개념을 영성신학적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정립한 것이다. 철학자들은 완전을 정적인 개념으로 이해하였다. 정적인 개념이란 절대적 의미의 완전으로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는 완전이다. 다분히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레고리우스는 신자의 삶에 있어서 성화를 위한 모범자가 있다면 유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성서적인 모델로 모세를 착안하였는데 모세의 생애에서 관상적인 삶(contemplative life)과 기도 안에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연합(intimate fellowship and union with God) 같은 초대교회의 영성적 주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세 개인의 영적 여정과 그와 동행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통해 완전에 이르는 길에 대한 실제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레고리오스가 《모세의 생애》에서 설명하는 완전의 개념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모세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는 완전에의 길에서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상태에 이르렀다. 물론 모세가 이른 완전은 인간적인 기준의 완전이다. 절대적인 의미의 완전이 아니다. 인간이 이를 수 있는 최정상에 도달한 증거를 우리는 민수기에서 찾을 수 있는데 민수기 12장 3절은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기록하고 있다. 둘째, 완전에 이르는 길은 그 과정이 중요한데 그 과정은 끊임없는 달리기와 같은 것이다. 서론에서 그레고리우스는 그 길을 말 경주에 비유하여 묘사한다. 그레고리우스는 바로 자신이 말 경주대회의 관중과 같은 태도로 자신에게 《모세의 생애》라는 책을 써줄 것을 요청한 젊은수도사를 향해 그의 영적 달리기를 응원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그레고리우스는 완전을 덕의 정적인 성취 개념으로 이해한 철학자들의 관점에서 동적인 성취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완전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은 하나님에 대한 인식론적 측면에서 설명된다. 철학자들이 의미한 완전은 지적인 측면에서의 완전을 강조하였다. 물론 그레고리오스도 지적인 측면을 강조하였다. 바로 하나님에 대한 끊임없는 지식의 확장 즉 인식론적 측면을 강조하였다. 특별히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최종 단계에 있어 영적 진보자는 과거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부정하고 다만 어둠과 침묵 가운데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신적 계시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깊어진 만큼 인격이 변하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에 있어 핵심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경험인데 그 경험이 신자를 변화 시키기 때문이다. 즉 존재론적으로 하나님과 닮은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끝으로, 개인적 완전은 공동체의 유익에 기여한다. 완전의 덕은 개인을 위한 목표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 그러기에 완전의 덕을 향한 경주는 곧 이웃을 향한 달음질이다. 신적 지식의 핵심인 신의 사랑 가운데 충분히 머물렀기에 신의 성품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의 본성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어 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문화가 갈수록 이기적인 경향이 되고 삶의 궁극적 의미는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허무의 바다를 향해 떠내려가는 이 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래도 우리 신앙인들이 완전을 꿈꾸기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희망이 있지 않을까?

김수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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