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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의 영광, 엎드려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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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의 영광, 엎드려 맞이하라!

 

추태화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달력은 벌써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두고, 12월도 중순을 향해가고 있다. 어느 틈엔가 거리에는 캐롤송이 울려퍼지고 반짝반짝 네온사인등은 고객에게 손짓한다. 백화점이며 마트이며, 사람들이 몰리는 상점가는 휘황찬란하게 치장하고 웃음꽃을 피운다. 그들의 속내는 대개 이렇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오셔서 좋은 것 사가세요. (많이 많이 사셔서 저희들 주머니 두툼하게 해주세요)” 그렇다. 세상은 이기적인 것, 세상이 그렇다고 탓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지런한 그들을 칭찬해야하지 않겠는가. 신앙인들은 절기도 잊어버리고 사는 데 정신 팔려 있는데, 그들은 땀흘려 일하므로 이윤을 남기려는데, 누가 탓할 것인가. 거리는 그렇게 캐롤에 흥겨워하고 있다.

교회 절기는 지금 대강절(대림절, 강림절)에 깊이 접어들었다. 두 번째 대강절 주일이 지났다. 눈까지 내려 산천이 하얗게 성탄을 맞을 분위기게 젖는다. 하늘에서는 거룩한 시절을 알리는 팡파레가 울려퍼진다. 천사 가브리엘이 이렇게 선언했다. “은혜를 입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눅 1:30-35)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덮으시기 위하여 성자 하나님을 보내셨다. 그 과정은 그러나 철저하게 비상식적이었다. 하나님이 친히 인간으로 오시는 비움(Kenosis)을 통해 이뤄지게 하셨다. 거룩하신 분께서 죄인의 몸으로, 높고 높으신 분께서 낮고 낮은 자리로, 영광의 자리에서 치욕의 자리로, 하늘 보좌에서 처절한 십자가 위로 오시는 비참한 역전(逆轉)이었다. 누군들 그렇게 자리를 바꾸려 하겠는가. 하나님께서 친히 그렇게 하셨다. 죄의 멍에를 쓰고 죽음을 두려워하므로 한치 앞을 분간치 못하고 살아가는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스스로 죄의 멍에를 쓰셨다. 우리 안에 오신 주 예수님은 그렇게 우리와 같이 되셨다. 신학자 발타자르는 이 모습을 신적 드라마(divine drama, Theodrama)라고 명명했다.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구원을 위한 거룩한 드라마라는 말이다.

대강절 절기는 이 신적 드라마가 우주의 저 깊고 깊은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시기이다. 하나님만의 역사이시다. 세상은 감히 상상도 못할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성육신이 완성되는 성탄일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사랑의 드라마를 맞이해야할 정점이 다가온다. 온 백성은 엎드려 성육신의 영광을 맞이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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