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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보 정치와 복음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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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보 정치와 복음 정신

 

추태화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나라 안이 온통 정계 뉴스로 시끄럽다. 몇 달 전부터 문 vs 안 갈등이 미디어에 솔솔 등장하더니,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 당을 떠나는 자나 당을 사수하려는 자나 모두 변명은 한 가지 “국민의 뜻에 따라” “총선에서 승리하려면”이다. 총선이 뭐길래 국민이 바라보는 백주 대낮에 안타까운 결별이 연출되고 있는가. 선거는 소리없는 전쟁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정치 생명을 내걸고 싸우지 않을 수 없다는 변명이 들린다.

정계는 언제부터인지 상도동계, 동교동계로 불리더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친박 비박 세겨루기가 세간에 노출된 상황이다. 여기에 친이계라는 명함도 등장했다. 계파에 따른 정치 성향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식 잔재, 보스정치 등으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당략을 중심으로 정치인들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가. 문제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런 계파 정치는 이미 조선시대에 그 극을 달했다. 준엄한 예법을 준수하는 유생들이 왕위 계승이나 상제(喪制)로 인해 동서남북으로 나뉘고 갈등과 반목을 반복했었다. 현재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혹 오래된 심리적 트라우마의 잔재는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살아남으려면 어딘가 힘있는 줄기에 붙어야 한다는 생존전략이 아닌가. 그렇다면 여기에는 오로지 힘의 논리, 니체식 "권력에의 의지" (a will to power)가 가장 큰 설득력을 얻는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법(法)인 정글이 따로 없는 세상이 되는 셈이다. 당선만이 선(善)인 것이다.

성경은 이런 상황에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예수께서 정치의 정도에 관해 가르치신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4) 정치인들은 먼저 국민의 발을 씻을 수 있는가 자문해야할 것이다. 주인으로 군림하려하지 않고 주권의 주인인 국민의 발을 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정신을 가진 정치인이 모인다면, 거기에 국민은 박수를 쳐줄 것이고, 그런 정당이라면 당연히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항간에 노쇼(no show)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약속은 해놓고 부도수표를 날리는 경우이다. 계보 정치를 벗어나지 못해 철새처럼 둥지를 옮기는 이들이 있다면 나라에 큰 부담이 된다. 국민은 어떤 정치인이 진정성을 가졌는지, 국민의 발을 기꺼이 씻으려는 이들이 어떤 정치인인지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신뢰는 그런 선량들이 얻을 것이다.

추태화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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