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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 반성과 성찰의 지평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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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 반성과 성찰의 지평을 향하여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2015년 12월 흥미로운 책이 발간되었다. <근본주의의 유혹과 야만성: 현대철학에 그 길을 묻다>(강학순, 미다스북스). 현대 세계는 지금 화약고처럼 작은 불씨에도 폭발할 수 있는 개연성에 노출되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일촉즉발의 가장 내밀한 곳에 다름 아닌 근본주의가 숨어있다. 근본주의는 근본이라는 멋진 명제에서 출발하지만, 나중에는 원리의 껍데기만을 고수하며 무서운 폭력으로 변질되는 위험스런 바이러스이다. 근본주의는 이미 “주의”(ism)라는 고정관념 속에 들어가 어떤 상황에도 유연성,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고체화된 편견이요 고집, 아집이다. 근본주의는 결국 자기에게는 극단적 나르시시즘이며, 타자에게는 무시무시한 공격형 무기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근본주의 망령”이라고 명명한다. 현대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비극의 근본에는 종교적, 정치적, 사상적 근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중세에 일어났던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이나 세계 도처에서 참극을 일으켜온 사회주의혁명, 나치 시대의 민족우월주의와 반유대주의에 의한 학살, 조선의 발목을 잡았던 수많은 당파싸움 등은 모두 근본주의 망령이 불러왔다. 현재 IS(이슬람국가)가 도발하고 있는 참혹한 현실은 ‘근본주의의 복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미래 사회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부정의 근본주의는 분명 극복되어야 한다.

그러면 어떠한 해법이 근본주의에 사로잡힌 무지한 인류를 깨우쳐줄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패러다임을 의미있게 성찰해야 한다. 그는 여섯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근본주의와 반근본주의를 넘어선 포스트 근본주의, 탈정치적 순연한 근본주의,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선 관용적 근본주의, 상대적 절대주의를 지향하는 각자적 근본주의, 맥락적·관계론적 사고에 기초한 조건적 근본주의, 진정한 인간의 얼굴을 한 근본주의.”

마지막으로 이 주제와 관련하여, 한국 교회에 적용할 점은 없을까. ‘심리학에 사로잡힌 기독교’라는 표현처럼, 근본주의 담장 속에 갇혀버린 한국 교회는 아닐까.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세상을 죄인 취급하며 호통치는 영적인 갑질 교회는 아닌가. 교회 내에 근본주의적 색채 때문에 자유롭게 숨쉬지 못하여 떠나는 청년들은 없는가. 근본주의에 염색된 교회지도자들 때문에 상처받는 평신도들은 없는가. <근본주의의 유혹과 야만성>이란 책과 함께 우리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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