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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세례 이론의 조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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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세례 이론의 조화점

성령사역의 본질(21)

 

배 본 철(성결대학교 교수, 성령운동연구가)

 

성령세례의 이론과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성령세례의 영적 사실(spiritual truth)의 차원과 함께 경험(experience)의 차원 역시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영적 사실의 차원과는 달리, 경험의 차원에서의 성령세례는 얼마든지 한번 이상 경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라고 하는 말도 꼭 일회적(一回的)이어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령세례를 자꾸 물세례와 연관 짓기 때문입니다. 물세례야 일생에 단 한번만 받으면 충분하지요. 그러나 ‘세례’란 담그고, 가라앉히고, 덮고, 압도하고, 적신다는 등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그것은 ‘시초’나 단 한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번 성령세례 받은 사람이 전에 받은 것처럼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성령세례의 능력을 받지 못할 논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세례나 성령 충만이나 실제로는 똑같은 경험을 표현한다고 전제할 때, ‘성령세례는 일회적이요 초기적이며 그 후에는 성령 충만의 경험이 반복 된다’고 하는 이론도 결국 ‘세례는 반드시 일회적이어야만 한다’는 관념에서 솟아난 것이므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경험적 이원론

그러나 성령세례를 회심의 체험과 구별하는 것은 자칫하면 하나의 경험론적 이원론으로 기울어져 마침내 성령운동에 있어서 여러 문제점들을 야기 시킬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아직 ‘특별한 경험’을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는 성령 체험과 은사의 가능성에 관한 부정적 기대를 심어주게 되는 반면, 그런 경험을 하고 난 자들에게는 과도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성령 체험을 자신의 믿음의 성취로 생각하는 신자들은 자칫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여 영적 엘리트 의식을 갖게 됨으로써 교회의 화평을 깨뜨리고 분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의 주관적 체험에만 강조점을 두다 보면 그릇된 신앙관에 빠질 위험성이 매우 큰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런 극단적 이원론에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성령세례의 경험을 풍성히 나눌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가 깨달은 점이 이런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앞에서 제가 제시한 여섯 가지 유형의 성령세례론은 성령세례의 영적 사실과 경험의 두 차원을 다루는 ‘성령세례의 양 차원’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전제해야 할 것은, 성령세례라는 경험의 내용이 신자들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죄성의 제거로서의 성령세례를 강조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신자와의 성령의 매개를 통한 십자가의 연합의 진리 속에 이미 포함된 것입니다. 또 봉사의 능력으로서의 성령세례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리스도의 영으로서의 성령이 지닌 능력의 범주를 초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성령은 이미 거듭날 때 내주하시는 것입니다. 방언의 표적을 중시하는 성령세례라 할지라도, 그 방언 체험이라는 현상은 이미 거듭난 신자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나타남(manifestation)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적 사실의 차원에서는 성령세례가 일회적으로 중생과 연관 지어 간결하게 설명을 마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경험의 차원에서는 반드시 일회적이어야 한다고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례라는 말의 용법상, ‘성령에 충만히 세례 되었다’, 또는 ‘성령세례를 받았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쓰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자의 경험의 차원을 볼 때,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성령세례의 다양한 내용인 ‘그리스도와의 연합’, ‘정결’, ‘봉사의 능력’, ‘그리스도의 전인적 통치’, ‘성령의 나타남’ 등이 일생에 걸쳐 단 한 번에 모두 경험되는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성령세례론의 조화점

그러면 ‘성령세례의 양 차원’은 신자의 삶속에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이미 중생과 성령세례를 구분하는 교리를 따르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 성령세례의 ‘영적 사실의 차원’이 정말 자기들의 삶속에 적용되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중생과 성령세례의 동시성을 강조하는 교리적 노선의 사람들도 성경에서 말하는 성령세례의 능력이 그들의 삶속에 ‘경험의 차원’으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성령세례의 양 차원’에 대한 이해는 한국교회 내의 성령운동의 혼잡함과 성령론에 있어서의 불협화음을 치유함에 있어서 실제적인 적용성을 지닙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이해에 근거한 성령운동의 확산을 통해,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복음적 성령세례의 능력을 한국교회 내에 풍성히 구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배본철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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