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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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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컴퓨터

역사적으로 사람과 기계는 상호보완적이기도 하고 경쟁적이기도 하였다. 사람의 제한된 근육의 힘을 기계는 잘 대신하여 일과 노동의 많은 부분을 기계가 대신하여 왔고 놀라운 생산성 향상을 실현해왔고 사람은 풍요를 누려왔다. 반면에 기계화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기계파괴운동(Luddite Movement)이 영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기계와 사람은 서로에게 힘과 노력을 대신해 주는 고마운 대상이며 동시에 안정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였다.

컴퓨터의 발명은 그런 관계를 더 심화시켜 왔다. 컴퓨터의 발명에 관하여는 초기 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노력의 결과를 점진적으로 집적하여 탄생되었다고 지적된다. 컴퓨의 근간이 되는 연구로는 헝가리 태생인 존 폰 노이만(1903~1957)이 1930년대 말부터 쓴 미완성 상태로 출간된 논문과 책 <컴퓨터와 두뇌:The Computer and the Brain>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그와는 독립적으로 "계산 이론(Computability Theory)"의 초기 업적들을 바탕으로 튜링 머신이라는 가상 기계의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콜러서스(Colossus)란 최초의 컴퓨터를 개발한 사람으로 영국의 수학자 알란 튜링((1912~1954)을 든다. 그의 삶을 다룬 영화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2차 대전 때의 독일군 암호를 해독하여 영국 승리에 큰 공헌을 하였다. 세계 컴퓨터학회(ACM: Association of Computing Machinery)는 1966년부터 가장 뛰어난 업적을 보여 준 컴퓨터 학자를 뽑아 시상하는데 컴퓨터 과학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이 상의 이름을 바로 튜링 어워드(Turing Award)이다.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는 세기의 대결인 컴퓨터와 인간의 바둑대결은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바둑천재 이세돌 9단과 인고지능(AI)의 최고 성능이랄 할 수 있는 알파고(AlphaGo)의 대결이 그것이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대표 데미스 하사비스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불공정 대국 의혹에 대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해명했다. 그는 알파고는 분산 버전(Distributed version)과 단일 버전(Single machine version) 두 개가 있고, 이번 경기는 분산 버전으로 중앙제어장치(CPU) 1920개와 CPU보다 규모가 큰 GPU 280개로 구성됐다. 분산 버전은 단일 버전을 35개가량 합친 규모며, 단일 버전은 CPU 48개와 GPU 8개로 구성된다. 분산 버전이 단일 버전보다 성능이 좋지만 그 차이는 10%밖에 차이가 안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산 버전과 단일 버전을 바둑 경기에서 맞붙게하면 분산 버전의 승률은 75%, 단일 버전은 25% 수준이다.

보도된 바와 같이 먼저 3승을 알파고가 이루었고, 4국은 이세돌이 이겼다. 연 3패를 당한 이세돌은 개인은 물론 인간에게 심대한 도전을 주었고 인간은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전 세계에 흘렀다.

물론 바둑업계에서는 이번 대회가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대회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컴퓨터 2000개를 합친 규모의 알파고 대국이 애초에 무리였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바둑게임을 통해 다음의 사항들에 대한 인간들의 성찰이 진행되고 있다. 첫째, 향후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다. 인공지능에 기초한 로봇과 드론 등에 의해 인간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물론 일부 자동화로 편리하고 신속하며 높은 생산성을 올리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을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잃게 될거라는 걱정이다. 둘째,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는 감성의 영역까지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문제다. 셋째, 인간의 최고의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창조성의 영역까지 파고들지 모른다는 우려이다. 넷째, 인간의 본질인 사랑과 도덕성에 대하여도 인공지능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다.

여러 SF영화에서 다양한 행동과 언행으로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며, 인간을 성찰하게 하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했다. 이제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하고 난해한 게임의 하나인 바둑을 통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더 나가 인간 우위를 보여준 이번 사건에서 우리는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첫째 과제인 일자리의 문제는 분명 중대한 위기와 도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은 보다 정치한 과업과 가치 창조적인 일자리들을 꾸준히 창출해 나가야할 것이며, 일자리에 대한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배와 배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일자리와 직능간의 효과적인 분업과 협업의 시스템의 구축과 연대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문제는 오히려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외와 고독의 현대인에게 로봇의 감성이 기회와 위안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에대한 충분한 연구와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문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로봇의 창의성도 궁극적으로 그것을 디자인한 사람의 창의성 범주에 있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 더 잘 발휘되는 문화와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문제는 긍정과 부정의 양측면이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오히려 비도덕적인 사회와 사람을 고발하는 기능으로 작동될 수도 있으며, 그런 목적으로 감시 기능을 확장시킬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사랑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확장될 지는 모두의 관심사이기도 할 것이다.

김홍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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