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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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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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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이 많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수십가지 아니면 수백가지의 필수품이 요구된다. 풍요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수천가지의 사물이나 존재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톨스토이는 1885년 지은 그의 단편 명저인《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구두장인인 시몬이 하느님에게 벌을 받아서 세상에 온 천사 미하일을 돌보는 사건부터 가난한 사람이, 부모를 잃은 어린이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를 보여준다. 그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갈파하고 있다.

그는 또한《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란 질문을 한다. 자기 땅을 갖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던 가난한 농부 파홈에게 마을 촌장이 말한다. “당신이 하루 동안 돌아다닌 땅을 1,000루블만 받고 모두 드리겠소. 단 조건이 있는데, 해 지기 전까지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농부는 밤새 뒤척이다가 해가 뜨자마자 출발했고, 계속 걸어갔다. 땅은 비옥했고, 졸음이 쏟아지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갈수록 더 좋은 땅이 나오니 돌아서기가 아까웠고, 어느덧 해가 기울기 시작했다. 그는 돌아오는 길을 지칠 대로 지쳤지만 힘을 다해 달렸다. 마침내 출발지로 다시 돌아온 그는 체력이 다해 쓰러져 죽고 만다. 죽은 그에게 필요한 땅은 그가 누울 무덤 자리뿐이었다.

오늘 우리에게는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람에게는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돈은 많을 수록 좋다는 일반적 생각이 있지만, 돈 많은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가에는 다른 견해를 갖게된다. 재벌 2,3세들의 유산상속관련 소송과 다툼은 신문지면의 다반사인지 오래다. 돈 때문에 부자간에, 형제간에 많은 갈등과 범죄가 난무하기도 한다. 최고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대부분 불행해졌다는 것이 세계적 통계이다.

반면에 가난에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많은 선현들이 있다. 공자님도 가난했고 예수님도 머리둘 곳이 없었다. 부처님도 고행으로 가난한 삶을 사셨다. ‘배부른 돼지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란 말에서 처럼 서양 사상의 대부 소크라테스도 가난했다. 동서양의 많은 가르침은 ‘부자가 되라’ 보다 자유로운 정신과 여유로운 영혼을 더 강조하고 오히려 ‘가난한 이웃을 돕고 베풀기’를 가르치고 있다.

조선 시대의 대학자 다산 정약용은 “가난한 선비가 정월 초하룻날 앉아서 일년 양식을 계산해보면, 참으로 아득하여 하루라도 굶주림을 면할 날이 없을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믐날 저녁에 이르러 보면, 의연히 여덟 식구가 모두 살아 한 사람도 줄어든 이가 없다. 고개를 돌려 거슬러 생각해보아도 그러한 까닭을 알 수 없다. 너는 이러한 이치를 잘 깨달았느냐? 누에가 알에서 나올 만하면 뽕나무 잎이 나오고,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울음소리를 한번 내면 어머니의 젖이 줄줄 아래로 흘러내리니, 양식 또한 어찌 근심할 것이랴? 너는 비록 가난하다고 하나 그것을 걱정하지는 말라.”(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라 쓰고 있다.

현대시인 김수영은 <공자의 가난>이란 시에서 꽃과 열매 둘 다 추구하는 삶은 어려웠다고 말했지만 이상과 현실, 세계와 자아 둘을 조화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하나는 현실과 타협을, 다른 하나는 대결을 요구한다. 둘 다 조화시키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적당한 타협과 자아의 죽음, 자기소외가 따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결연히 ‘바로 본다’라고 그 전까지 숨어보던 것들을 떳떳하게 바라봄으로써 세계와 대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한다.

꽃이 열매의 上部에 피었을 때/ 너는 줄넘기 作亂을 한다/나는 發散한 形象을 求하였으나 그것은 作戰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국수―伊太利語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叛亂性일까/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事物과 事物의 生理와 事物의 數量과 限度와/事物의 愚昧와 事物의 明晳性을/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        (시「孔子의 生活難」)

성경의 잠언 기자는 말한다.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8-9)라 적고 있다.

우리에게는 필요한 양식과 필요한 옷과 집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말씀이다.

 

 

김홍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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