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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폐기물을 버리며 인생을 묵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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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천석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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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폐기물을 버리며 인생을 묵상하다’

 

“2만 7천원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족이 사용했던 식탁과 의자를 집 앞에 내다 버리게 됐다. 이로 인해 슈퍼에서 스티커 값으로 요구한 값이다. 이 식탁은 나무와 유리, 의자 4개로 구성돼 있다. 너무 오랜만에 가정용 폐기물을 내놔서 일까, 아니면 몇 년 동안 환경 관련 법안이 강화되어 가정용 폐기물에는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일까? 가격 부과체계도 독특했다. 필자는 부피 순으로 가격을 부과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아닌 듯 싶다. 의자 하나당 4천원의 비용을 지불해야했다. 유리가 5천원, 식탁이 6천원이었다. 필자는 문득 가구를 구매할 때 비용만이 제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구매비용이 있으면 폐기 비용이 있는 것이다. 시작과 끝이 명확한 것이다. 한 아주머니는 인근 동으로 이사를 가며 몇 가지 가전체품과 가구를 버리고 가셨다. 그 분은 총 7만원 돈을 슈퍼에 지불하고 스티커를 구매해서 모든 폐기물에 붙여놓았다. 그녀는 물건을 샀을 때에는 예상하지도 않던 비용이 나가 속이 상한다고 한다.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아’라고 혀를 찼다. 물건 뿐만이 아니다. 사람 또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물질과 시간을 투입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점차 사라지게 되어 관계가 종결되게 될 때 쯤에는 그 사람에게 헌신했던 시간들을 손해 봤다고 생각하고,, 또는 상대방에게 상처 받았다고 여기며 자신만의 정신적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관계가 종결되지 않는 인간관계는 아마도 게속해서 사용하는 가구와 물건 같은 것이지 않을까?

‘버리지 않을 물건’을 사게 된다면 초기의 투자와 노력으로 끝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오래 사용한 물건일수록 손에 익고, 사용하기가 편리하듯이, 오래된 인간관계가 형성된 사람일수록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버리지도 않기 때문에 이 땅에서 천국에 갈 때까지 서로의 벗이 되어주고, 때론 형, 누나, 동생 등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은가.

 

물건의 유효수명이 마치 인간관계의 수명처럼 다가온 하루였다. 묵묵히 내놓은 페기물을 바라본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폐기물을 내놓아 한 공간이 대형폐기물로 빼곡하다. 이것들은 어디로 갈까. 당연히 소각로로 갈 것이다. 먼지가 되어 이 세상을 날아다닐 수도, 저 깊은 바다에 잠길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도 언젠가 그럴 것이다.

박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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