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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의 횡포와 국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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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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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의 횡포와 국민의식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일은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놀라지도 않고 관심을 갖거나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사건사고에 대한 만성적인 무감각과 무의식, 그리고 피로감이 암암리에 우리와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반드시 기억하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뭔가 숨겨둔 저의가 있거나 사회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좌파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경향마저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부조리와 사회악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벌써 오래전 일이 되어가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분명 죽은 사람은 수백 명이나 되는데 아직도 최종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또 어떤가. 이런 학생들과 일반 국민들이 수백 명이 남해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이건만 아직도 진상규명이 완료되지 않아 갈등의 요인으로 남아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명백백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그러나 아직도 진실규명을 놓고 공방을 계속하고 있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이뿐인가. 가습기 살균제 옷시제품 때문에 수백 명이 죽고, 살아있어도 일평생 치명적인 상처와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 그 숫자나 규모가 다 밝혀지지 않은 3차 피해자들의 불안과 고통 역시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동안 피해자들의 눈물겨운 호소와 외침이 있었지만 이를 귀담아 들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부는 그간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로 안이한 태도를 보였고 언론 역시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했다. 일부 학자들은 회사와의 수상한 연구 뒷거래를 통해 간접살인의 동참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를 슬프고 화나게 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뒤늦은 대응만이 아니다. 영국에 있는 옷시 본사측은 이에 대해 납득할만한 사과나 피해배상에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런 일이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에서 발생했다면 어떠했을까. 우리나라에서처럼 소극적으로 대했을까? 결코 그랬을 것 같지 않다. 그럴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옷시제품을 만들어낸 레킷벤키저사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독일의 폭스바겐 자동차회사가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일으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리콜과 17조원이 넘는 배상을 약속하고 납작 엎드리는 자세를 보이면서 유사한 피해를 입힌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과나 배상계획에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보이는 태도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미국 정부와 국민들은 폭스바겐에 대해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며 강력히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포스바겐 측이 가격을 낮추어 판매를 실시하자 외제차 탈 이회는 이때다 싶은지 그 회사 차를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니 참으로 한심하고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폭스바겐이 사과하겠는가.

이 시점에서 냉정히 생각해자. 국내 대기업이든 다국적 기업이든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나머지 우리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무시하는 비윤리적 행태를 보일 경우 정부당국 뿐만 아니라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일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반응과 합당한 대응을 보여주어 다시는 그런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윤리를 기업의 양심에만 맡겨놓고 지내도 좋은 시대, 그런 사회는 결코 아니다.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파수꾼의 심정으로 감시하고 의식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존중받을 수 있다.

 

서명수 교수(협성대학교 신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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