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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기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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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기는 지혜

요즈음 우리사회에 회자되는 서글픈 신조어가 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그것이다. 태어날 때 돈 많고 배경 좋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청년기에 별 고생하지 않고 취업을 하거나 자기 길을 가게 된 사람을 금수저라고 하고, 그보다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후광을 누리는 사람을 은수저라고 한다. 반면 아예 물려받은 것도 없고 누릴 후광도 없는 사람, ‘맨땅에 헤딩’ 하며 스스로의 노력과 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은 흙수저라고 한다. 이 말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자조적 말일 것이다.

이에 더 진화하여 금턴, 은턴, 흙턴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고 한다. 수습생을 의미하는 인턴(intern)을 붙여 만든 신조어이다. 기업에서 정규직 사원으로 바로 채용하지 않고 인턴사원으로 채용한 후 최소 1~2년의 수습기간을 거치게 한 후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결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먼저 인턴사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각종 스펙을 쌓으며 입사준비에 열중하는데, 금턴이나 은턴은 부모나 지인들의 인맥을 이용하여 쉽게 좋은 자리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흙턴은 여러 가지로 열악한 조건과 환경에서 수습사원 생활을 하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계속 비정규직에 머물러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 역시 자조적인 신조어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신조어가 결코 헛소리, 헛소문만은 아니라는 것은 여러 경우와 사례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과는 상관없이 운명적으로 어느 부모 밑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이 결정되고 마는 것이다. 분명 이런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할 수만은 없다. 신조어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운명론에 빠지고 만다. 우리의 현실에 분명 그런 측면이 있다할지라도 기독교인은 결코 그런 자조적 운명론에 빠져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의 가치관의 장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아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을 차별 없이 동등한 존재로, 고귀한 존재로 창조하셨다. 그리고 매우 좋다고 만족해하시고 기뻐하셨다. 그런 하나님께서 인간을 차별적으로 대하실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합리적이고 합목적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 사회가 문제인 것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어떤 괴리를 느끼고 좌절하거나 자조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 다수에게 요즈음 유행하는 신조어를 들이댄다면 그들 역시 과거 흙수저였다. 그러므로 우리사회의 성공한 과거의 흙수저였던 분들부터 의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내 자식만큼은’이 아니라 ‘내 자식도 나처럼’ 자기 노력으로 살아가도록 유도하고 바른 가치관을 가치고 살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자식들 금수저 소리 듣기 위해 살아온 인생, 살아가는 인생은 아니지 않는가?

자꾸만 고착되고 양극화되어가는 사회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도 바꾸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사회와 우리의 삶의 모습은 결코 양극화나 금수저 프레임에 갇힌 삶이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시고 이끌어 가시는 세계와 사회가 차별 없이 누구나 능력별로 대우를 받고,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인간적인 대접과 보호를 받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신다. 하나님께서도 싫어하시는 것이 바로 ‘갑질’이다.

서점에 가면 각종 자기계발서와 처세술에 관한 책들이 수두룩하다. 이 모든 것의 목적은 성공하기 위해서이다. 세상에서 낙오되지 않고 승리하고 성공하기 위한 각종 세속적 지혜와 경험을 담고 있다. 여기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본받아야 할 지혜가 충분히 들어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참고할 가치는 있으나 교과서적 지혜로 삼을만한 것은 아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새겨야 할 성공, 세상을 이기는 지혜는 하나님의 공의를 믿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ad fontes)!

 

서명수 교수(협성대학교 신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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