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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가치를 존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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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가치를 존중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 드물게 빠르게 경제 개발을 이룬 나라다. 일제의 질곡에서 그리고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그리고 1998년 여야 정권의 교체 경험에서 보듯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의 책 《Korea : The Impossible Country》이 있다. 이를 번역 출간하면서 붙인 제목은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이다. 이는 우리가 이뤄낸 엄청난 경제적 기적 뒤에 가려진 많은 문제와 온갖 부작용과 희생을 빗댄 제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우리는 “부자되세요”란 말을 좋아하고 새해에 덕담으로 회자되곤 했다. 돈이 있으면 안되는 일도 되고, 돈이 없으면 당연히 될 일도 꼬이는 경우가 많아 흔히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를 일반적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관료사회나 군,경,교직 사회 그리고 기업 등에서도 촌지나 선물,뇌물 등의 사례가 일반적이거나 매우 널리 퍼진 세태인 경우가 많다. 지금우리사회는 ‘김영란 법’의 발효를 앞두고 심각한 혼란과 논란에 휩쌓여 있기도 하다.

선진사회는 근본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인권, 생명, 정의, 평화, 환경보전, 공정과 정직 등 인류의 근본 가치가 우선시되고 그것들이 존중되는 사회를 행복한 사회, 선진복지 사회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병든 사람, 노인과 어린이, 가난한 사람, 고아와 과부 등 약자에 대한 개인적 및 정책적 배려가 실현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미증유의 불행한 일을 당했다.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 사건의 가장 큰 이유는 돈이였다고 생각된다. 6,000톤급 이상 대형 선박은 험난한 파도에 견딜 수 있게 배 밑에 평형수를 담아야 한다. 7,000톤에 육박하는 세월호는 필요한 평형수를 4분의 1밖에 담지 않았고, 나머지 4분의 3에는 물 대신 짐을 실었다. 컨테이너는 고박해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나 관심 없었고, 선박이 위기 시에 누구도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애쓰지 않았고 304명의 목숨이 바다에 버려졌다. 아직 피지도 못한 소중한 꽃 같은 고등학교 2학년 250명의 학생도 함께 가라앉아 온 국민을 더욱 애통하게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 불리는 메르스의 경우도의 마찬가지다. 미국은 메르스 환자 두 명이 발생했을 때, 병원이 곧바로 이 사실을 정부에 알렸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우리는 모든 위험성을 알면서도 열흘 동안이나 감췄고, 메르스 확산 진원지 중에는 유명 재벌이 소유한 병원도 있었다.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병원을 서둘러 폐쇄하기보다 자기들끼리 쉬쉬하면서 돈을 먼저 택했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렸다.

우리사회의 빠른 경제성장의 이면에 높은 자살율, 높은 이혼율, 높은 작업시간 등의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청년 실업과 빈곤 노인 증가, 비정규직의 증가와 빈부 격차의 심화 등은 우리사회의 다른 면이다.

지난 세월동안 우리는 기적을 이룬 대신 기쁨을 잃은 상태다. 국민소득을 올라갔으나 행복지수는 낮은 상태며, 부패지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돈은 많지만 사는 보람이나 기쁨이라곤 적은 그런 인생을 모두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지옥에 비유해서 ‘헬(hell)조선’이라고 비꼬는 말이 유행한다. 수저 논쟁도 뜨거워 누구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는데, 누구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도 한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외침이라는 것도 알고, 바뀌어야 하는 것은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문화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근본이며 보편적 가치인 생명, 평화, 인권, 자유, 정의 등이 지향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제도화 될 때 더 나은 사회가 펼쳐질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김홍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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