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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오십 부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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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오십 부장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사회는 세계 그 어느 나라, 그 어떤 시민도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한 길을 가는 중 입니다. 부패한 정권, 무능한 대통령이 보여준 통치의 실체를 알아버린 국민들이 매주 촛불을 들고 모여든 숫자가 지난 3일 열린 6차 집회에는 232만명 이랍니다.

광화문 광장에 매 주마다 100만이 넘게 모이는 사람들의 시위가 평화로운 공연과 절제된 행진, 구호외침으로 표현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가는 촛불의 숫자가 시민들이 가진 실망, 분노,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 주었고 결국 이러한 성난 국민들의 촛불시위로 인해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의결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열망에 끌려 다니는 정치인들은 탄핵을 두고 서로의 탓을 하면서 내분과 갈등양상을 보이는가 하면, 야당 또한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지기에 머리를 굴리는 것을 보면 이 사람들이야 말로 지구 밖,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은 아닌가 싶습니다.

열왕기하 1장은 엘리야와 아하시야 왕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아하시야 왕이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들어 눕자, 그는 신하를 에글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보내어 자기 병이 치료될 수 있는지 물으려 했습니다. 왕의 이 모습을 보신 하나님은, 사자를 엘리야에게 보냈고, 엘리야는 왕의 신하에게, 아하시야 왕을 심판하려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주었습니다.

아하시야는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네가 에글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려고 보냈느냐 그러므로 네가 올라간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할지라 네가 반드시 죽으리라” (왕하1장 6절)는 말을 듣자마자, 하나님의 진노가 자신에게 엄습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를 급하게 찾습니다.

당시 왕의 명령을 받았던 오십 부장이 엘리야를 만났을 때 했던 말이, “하나님의 사람이여 왕의 말씀이 내려오라 하셨나이다.”였습니다. 이 말을 듣자 곧바로 엘리야는 그에게 “내가 만일 하나님의 사람이면,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너와 너의 오십 명을 사를지로다.” 라고 답했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오십 부장과 함께 했던 모든 사람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이 일을 보고 받은 왕이 다시 오십 부장을 엘리야에게 보냈는데, 둘째 오십 부장도 첫째 오십 부장처럼 ‘하나님을 무시했던 왕’의 명을 ‘하나님의 사람’에게 전하는 일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왕의 뜻에 따라 왕의 말을 전했을 때, 하늘에서 내려온 불이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다 태워 버렸습니다.

왕은 다시 셋째 사람을 엘리야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로 엘리야를 찾았던 오십 부장은 이전의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아하시야 왕의 말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자기를 긍휼히 여겨주기를 간절히 요청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여 원하건대 나의 생명과 당신의 종인 이 오십 명의 생명을 당신은 귀히 보소서” (왕하1장13절).

그러면, ‘하나님을 무시했던 왕의 명령’을 전하지 않았던 오십 부장의 목숨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님은 이 사람에게는 불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왕의 말에 충실했던 이전의 두 오십 부장들은 죽음을 피해가지 못했지만, 왕의 말을 전하기보다, 자신들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고 생명을 구했던 이 사람은 살았습니다. 오십 부장에게는, 왕의 뜻을 따르는 것보다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더 지혜로운 선택이 되었습니다.

백성이 하늘이라고 하는데, 하늘을 무시한 대통령을 따르는 국회의원들이 성경 속 두 명의 오십 부장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의 정국 상황 속에서는 왕의 말을 전하기보다 무조건 자기 생명을 보전 하고 싶어 했던 지혜로운 선택을 했던 오십 부장의 모습이 우리 정치권에서 나타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강경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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