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선교 | 밑빠진 독에 물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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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밑빠진 독에 물붓기
  • 김석우 선교사
  • 승인 2009.06.1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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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태국 선교 이야기 7

- 선교와 구제 -


▲ 김석우 태국 선교사
"구제하는 일은 선교하는 일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태국선교사뿐 아니라 미개발국가에서 사역하는 대부분의 선교사는 사역 가운데서 '구제'와 전혀 무관하게 사역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의 주 사역은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것이지만 그 동안 이런저런 구제사역들을 많이 하여왔다. 구제품옷이나 학용품, 생활용품 등을 나누어 줌은 기본이고 때로는 작지만 세탁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어주기도 하고, 과수나 농작물 재배, 양계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었다. 그 결과, 돈 잃고 사람 잃을 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필자가 맡고 있는 시골 교회에서의 일이다. 교인들은 너무 가난했고 앞으로 교회가 성장하고 자립하려면 교인들도 어느 정도 살아야 가능하겠다고 생각해서 구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먼저 성실하게 교회 출석하는 한 가정에 약 200마리 정도 양계를 해서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의 십일조를 바치게 하였다. 그것이 잘 되면 다른 가정들도 도와줄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그들이 차가 없다보니 사료를 사다주는 일, 생산된 계란을 가져다가 선교사들에게 팔아주는 일까지 다 우리가 해주었는데도 십일조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차츰 필요한 것을 더 많이 요구할 뿐 아니라 그 일을 하면서 더 심하게 부부 싸움을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못하겠다고 주저앉아 버렸다. 그래서 그 일을 혼자 사는 과부에게 맡겼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도리어 관계만 악화되고 말았다. 태국에서 이런 일은 비단 나의 경우만은 아니었다.

처음의 명제에 답을 내려 보자. 초대교회가 구제를 많이 했고, 사도 바울도 여러 곳에서 연보를 얻어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도 했지만 사실 그 일은 선교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순서상 먼저 교인이 된 자들에게 구제했던 것이었다. 교회는 당연히 구제하는 일을 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선교를 위해서는 아니다. 구약 때부터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를 돌보는 일은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그러나 가난은 나라의 왕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말처럼 가난을 떨쳐버리게 도와주는 것은 심히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도우면 도울수록 더 많이 요구하고 그들의 심성은 점점 가난해져 가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선교는 선교대로 구제는 구제대로 하는 것이 성경적이지 구제를 통해서 선교하겠다는 발상은 좋은 생각은 아닌 것이다. 특히 태국선교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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