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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노벨경제학상의 세일러 교수 주장
2017년 10월 25일 (수) 16:48:38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2017 노벨경제학상의 세일러 교수 주장

 

김홍섭 교수

 

2017년 10월 9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시카고대 리처드 세일러(72) 교수가 선정되었다. 그는 행동경제학 권위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넛지』(2008년)의 공동 저자며, 『승자의 저주』(1992년)도 집필했다. “약간의 변화로 똑똑한 선택 유도” 하며, 주류 경제학의 합리적 인간을 부정하며 출발한 행동경제학의 핵심 리더였다. 기능 노벨상의 상금에 대하여서도 그의 이론을 반영하는 듯이 “가능한 한 비합리적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세일러 교수는 1945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를 졸업하고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심리학적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49번째 노벨 경제학상을 세일러 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개인의 제한된 합리적 행동, 사회적 기호, 자기 통제 결여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이 같은 인간의 특성이 조직적으로 개인의 의사결정과 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주류경제학과 다른 전제에서 출발한 행동경제학(行動經濟學, behavioral economics)은 이성적이며 이상적인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를 전제로 한 경제학이 아닌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여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경제학이다.

행동하는 경제란 뜻이 아니고 행동주의 심리학의 방법론을 통해 경제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이론. 행동주의, 또는 행태주의는 소위 과학화가 목적이다. 때문에 입증할 수 없는 주체의 의도 등을 일단 배제하고, 실제로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만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이걸 행동과학이라고 부르고, 1950~1960년대 즈음에 인문사회분야에 있어서 행동과학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행동경제학의 가장 큰 공로는 '합리적 행위자인 인간'이라는 명제에 대해 제대로 도전을 했고 그 도전이 일정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다. 이런 가정의 출발은 경영학자이자 조직이론가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이 경제학의 합리성의 가정을 약화시켜 근사합리적 행동을 보이는 인간상을 분석단위로 삼은데서 출발하였다. 행태 경제학에 따르면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고 발견법(heuristic)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로 인해 경제활동에서 비합리적인 결과물들, 예컨대 투기나 극단적 공황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에 의해 행태(동) 경제학을 출범시켰다고 평가되며 그는 이미 전망 이론 (prospect theory)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케인즈가 경제에 있어 심리법칙을 강조하였음을 이유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애컬로프(George Akerlorf)는 케인즈를 최초의 행태경제학자로 꼽기도 하였다. 행동 재무학의 권위자인 리차드 세일러(Richard Thaler, 탈러로도 발음함)도 합리성 경제인이라는 컨셉이 비현실적이라고 보며 재무학에서도 행동 재무( behavioral finance)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세일러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대중을 위해 쉽게 풀어내는 데도 관심을 가졌다. ‘넛지(nudge)’의 사전적 의미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다. 책에서는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의 힘을 ‘넛지’라고 정의했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로 밖으로 튀는 소변량을 80%나 줄인 게 좋은 예다.

세일러 교수는 인간은 불완전하고, 판단과 선택을 할 때 실수와 오류를 저지르기 때문에 선택 설계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넛지』의 공동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블룸버그 기고에서 “세계 여러 정부의 정책에 세일러 교수의 이론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료들이 그의 이론을 활용해 연금·기금을 늘리고, 빈곤을 줄이며, 일자리를 만들고, 도로 안전부터 건강 증진까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러 교수 등이 주도하는 행동경제학은 아직 주류 경제이론만큼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점차 실생활에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의회에 적극적으로 출석해 넛지를 활용한 저축플랜을 제도권으로 들여왔고, 이를 통해 저축률이 극적으로 상승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빚더미에 올라선 미국 경제를 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밖에도 심성회계(mental accounting) 이론을 통해 같은 돈이라도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다른 이름을 붙여 다르게 취급한다고 주장했고, 손실을 기피하는 태도를 통해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해당 물건을 소유하고 있을 때 더 높은 가치를 매긴다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를 설명해내기도 했다.

현실성이 다소 결여된 가정에서 출발한 경제학 보다 인간의 실제 행동과 심리에 기초한 행동경제학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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