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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와 더불어 살기
2019년 03월 21일 (목) 10:20:24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김홍섭 교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랜 금언이다. 홀로 사는 것보다 더불어 가족, 친지, 동료들과 어울려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다원화되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는 소규모 가족형태가 늘어나고 직장과 학교 등으로 멀리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밤 늦게 집에 들어오면 곧바로 하는 일이 있다. TV나 음악을 켜거나 불을 밝혀 집안을 훤하게 한다. 어떤 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워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사람들도 많다. 밤이되면 술집이나 노래방 등을 순회하는 사람들도 사람이 그립거나 외로움을 피하거나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우가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외롭다고 느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두 배나 많은 초콜릿 쿠키를 먹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인간이 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디포 (Daniel Defoe)는 명저 ‘로빈손 크루소’에서 잘 묘사했다. 그의 무인도에서 생활도 크루소가 생전에 배운 다양한 지식과 기술 그리고 관련 도구나 장비들을 이용함으로 가능했다고 평가된다. 인간이 사람과 떨어져 살 수 있는가의 문제를 정글북(The Jungle Book)은 또다른 이야기를 제시해 준다. 이 책은 러디어드 키플링이 지은 소설로 영화화 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 인도 숲속에 홀로된 모글리라는 소년이 늑대의 도움으로 살아 늑대인간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마을로 돌아온 모글리를 일부 사람들이 호랑이 인간 이라며 오해를 받아 박해를 받아 다시 쫓겨나고 만다. 다시 모글리는 정글에 돌아가 몇 년을 더 살게 되며 정글의 질서를 위협하는 호랑이나 아시아 사자, 승냥이, 줄무늬하이에나, 살쾡이 등을 제거한 후, 끝없는 정글의 평화를 만든다. 나중에 모글리는 인간 마을로 완전히 돌아와 부모인 알렉산더와 메수아랑 함께 살게 되며 훌륭한 사냥꾼이 되었다는 걸 끝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인류는 신체적 조건으로 동물에 못 미친다. 인간은 협력을 생존전략으로 선택한다. 크고 무거운 물건을 여럿이 들고 가는 침팬지나 고릴라를 보기 어렵다. 그들도 집단생활을 하고 어느 정도 협력을 하지만 인간만큼 정교한 협력을 하지는 못한다. 협력이란 다 같이 살면서 힘을 합치는 것으로 인류 개개인은 약하나 긴밀한 협력으로 어느 맹수보다 덩치가 크고 빠르고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미국 하버드대와 보스턴대 연구팀이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성과를 실험했다. 1그룹에게는 혼자서 문제를 풀게 했고, 2그룹에게는 여기저기 연락하면서 문제를 풀게 했다. 3그룹은 1+2의 유형, 그러니까 혼자 문제를 풀면서 여기저기 연락할 수 있게 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혼자서만 문제에 매달린 참가자들은 몇몇 좋은 아이디어를 내긴 했지만 대체로 성과가 별로였다. 여기저기 연락한 2그룹은 1그룹보다 조금 낫긴 했지만 역시 별 차이 없었다. 그러나 1과 2를 합한 3그룹은 뛰어난 답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 평균 또한 당연히 높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해결법을 생각해 냈기에 다양성이 높았고, 주변과 소통을 하다 보니 흡수력 또한 좋았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도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었다. 일단 모여서 자유 토의를 하는 것보다 먼저 개별적으로 생각하게 한 다음 모여서 토의를 하는 게 더 좋은 성과를 냈다. 우리에게는 이렇듯 혼자 있지 않으려는 강한 성향이 있다. 이런 성향이 얼마나 강한지, 혼자 있음을 처벌 수단으로 사용할 정도다. 이른바 ‘왕따’나 교도소에서의 독방 처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는 더불어 함께 살고자하는 욕망과 동시에 혼자서 조용한 명상과 성찰의 시간도 필요로 한다. 인간에게는 수동적으로 혼자 있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혼자일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아예 ‘한적한 시골’에 산다. 최고의 투자가인데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스트리트에 살지 않고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산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답게 그곳에서 조용히 세상을 관찰한다. 소설가이자 탁월한 번역가였던 이윤기 씨의 표현대로 하자면 ‘자기 길을 가는 침묵’이라고나 할까.

단테나 밀턴은 혼자 있는 시간에 최대의 명작 신곡과 실낙원을 창작했다. 우리의 송강 정철이나 고산 윤선도 그리고 다산 정약용도 자신의 유배시절의 고독 가운데서 최고의 저술을 낳을 수 있었다. 우리는 단순이 우리가 홀로인가 군중에 있는가가 중요하기 보다 자신의 내적 상태와 자세가 오히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오늘 날과 같은 혼밥, 혼술, 혼행, 혼영 등 홀로족이 많은 시대에 오히려 내면을 든든히 하고, 자신을 다잡고 성찰하는 오롯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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