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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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양용근 목사를 조명한다(22).
순천노회 교역자 수난사건 4.
2019년 04월 10일 (수) 17:03:38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양향모 목사

 

4. 판결문을 통해서 본 신앙관

판결문에는 15인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그 이유를 “피고인들은 앞에 기록한 순천노회의 목사 혹은 전도사로서 위 노회의 간부 혹은 중견적 지위에 있는 자들인데 모두 그 지도 이념인 소위 말세학에 기초한 세계관과 불경신관(不敬神觀)을 견지하고 이러한 사상에 기초하여 교도들을 지도하여 오는 자들인 바....”라고 하였다.

 

1) 성경을 절대 유일 신앙으로 믿음

판결문 서문에 “....그 지도 이념을 살피건대 성서를 유일 절대 지상의 교리로서 신봉하고 성서에 기록되어 실려 있는 사실은 모두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또한 하나님의 미리 아시고 예정하심은 장래에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맹신(盲信)하고 「여호와」 하나님을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유일 절대 최고 지상의 전지전능하신 신으로서 우주에 있는 만물을 지배하고 또 영원히 불멸하는 자로서 모든 신은 「여호와」의 지배하에 있다. 따라서 두렵게도 천조대신(天照大神)을 위시하여 받드는 8백만 신과 역대 천황은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강림하고 모두 그의 지배 아래 있는 자로서 우리 역대 천황은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통치권을 부여하였기 때문에 그 신의(神意)에 의하여 그 통치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일본)의 흥망은 「여호와」 하나님의 신의(神意)에 달려있다고 망단(妄斷)하고 「여호와」 하나님 이외의 신은 모두가 우상인바 우상숭배는 십계명의 하나로서 성경의 교리요, 또한 그것 때문에 신사에 참배하지 말 것이라 하는 불경신관을 견지하여....”라고 했다.

그들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성경에 기록된 모든 예언들이 다 그대로 실현 될 것을 믿었다고 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오 세상의 모든 통치가 하나님께 있고 일본의 흥망도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다고 했으며 하나님 외에 모든 신은 우상인바 신사에도 참배하지 말라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2) 신사참배 반대

각 사람의 죄상을 설명하면서 각기 동일하게 들어가는 문구는 “우리(일본) 국체를 변혁할 목적으로”라고 했다. 국체변혁은 일제가 만든 치안유지법의 핵심이다. 1941년에 개정된 치안유지법 제 1조는 “국체를 변혁하는 것을 목적으로 결사를 조직한 자 또는 결사의 역원 기타 지도자의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나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결사에 가입한 자 또는 결사의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제는 신사참배거부 운동을 국체변혁의 중죄로 다스리고 있었다. 천황을 중심으로 세계를 다스리고자 했던 일제의 야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치안유지법으로 다스린 것이다.

 

3) 그리스도의 재림과 천년왕국을 믿음

이들의 공통적인 죄목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재림으로 더불어 이루어지는 천년왕국을 설교한 것이었고 천년왕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바른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었다. 여기 재판에 회부된 15명의 목사 혹은 전도사가 항상 똑같이 그리스도의 재림이나 천년왕국에 대한 설교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한결같이 이런 설교만 시비를 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이루어지는 천년왕국은 이 세상의 모든 나라를 망하게 하고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존속을 거부하고 천황의 지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불경죄에 속하기 때문이다.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 받고 오랫동안 옥고를 치른 손양원 목사도 그의 심문조서에 따르면 심문을 받을 때 마다 많은 부분이 그리스도의 재림과 천년왕국에 대한 설교를 문제 삼고 있다.

 

앞서 인용한 이근삼 교수의 “신사참배 거부에 대한 재평가”라는 글에서 신사참배 항거의 이유 중 하나를 “종말론적 희망과 그리스도의 왕권에 대한 인격적 위탁”이라고 했다. 박용규는 “전천년설과 신사참배 반대운동”이라는 글에서 전천년설과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밀접한 관계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 전천년주의 운동은 성경의 무오와 성경의 다른 근본 교리들뿐만 아니라, 일제 식민통치기간 특별히 1935년부터 1945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일어난 신사참배 반대운동과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있다.” 간하배 교수도 “왕국의 미래적인 면에 대한 강조는 일본 통치하에 한국교회가 신사참배와 투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 판결문을 통해서 본 이들의 신앙은 유일하신 하나님만 참 신으로 모시는 신관과 그밖에 다른 신은 다 우상이기 때문에 우상에게 절하는 것은 십계명을 위반한 중죄에 해당한다고 믿었다.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과 재림과 함께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우상숭배의 죄에 빠지지 말고 참고 기다리면 그리스도께서 다스리는 새로운 나라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신앙은 일제가 그렇게 강조하는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반항하는 것이고 국체를 뒤흔드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엄하게 다스리며 그런 불경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가능한 한 그들을 세상으로부터 오랫동안 분리하고자 하였다. 순천노회 사건도 그들을 구속한 것이 1940년 11월 15일이었는데 22개월 동안 구금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여 1942년 9월 30일이 되어서야 판결을 받게 되었다.

 

양향모(광성교회 담임목사, 개혁주의목회자훈련원 원장, 양용근목사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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