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끊어진 위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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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끊어진 위기시대
  • 연합기독뉴스
  • 승인 2019.05.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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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사도 바울은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프레드릭 브루스(F.F. Bruce)가 쓴 『바울 곁의 사람들』(기독지혜사)에 의하면 바울과 관련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이름을 들어 보지 못했을 사람들이 신약성경에 70명 정도 나온다고 했다. 인간적으로 보면 무대 중심에서 밀려나 변방만 도는 실패자요 예루살렘교회에서마저도 배척당한 바울이었으나 손을 잡아 준 바나바를 비롯하여 선교여행에 동행한 실라, 디모데, 누가와 생업까지 함께 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는 물론 소스데네, 오네시모, 빌레몬, 에바브라, 두기고에 마가까지, 모두가 다 누구보다도 바울의 든든한 후원군, 결국 관계를 중요시 했던 바울은 지금까지도 신약 최고의 인물로 존경받고 있다.

관계가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입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오늘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라는 취임사로 국민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던 문 대통령은 오로지 지지세력만 바라보고 마이웨이만 고수하며, 반대세력은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상당수의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위기를 맞았다.

대외적으로는 주변 4강 외교에서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다. 북핵 해결을 위해 올인했으나 정작 보조를 맞춰야 할 동맹 미국과 계속 엇박자를 내고, 힘이 될 수 있는 우방 일본과는 아예 등을 돌렸다. 또 중국과 러시아 정상을 설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마음을 돌리게 하려는 시도도 전혀 못하고 있다. 관계는 다 끊어지고 돌파할 전략도 없다. 그뿐인가? 대변인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하지 말라”는 핀잔까지 들었다. 지금도 지지자들로부터 복지와 외교만은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주변 4강 정상 중 관계가 좋은 지도자가 단 한 사람도 없는 왕따,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국내적으로는 더 갑갑하다. 선거법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가 파행에 이르고, ‘좌파독재’와 ‘독재자의 후예’,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여성비하적 은어)’에 ‘사이코패스’와 ‘한센병 환자’ 같은 극단적 표현과 혐오적 막말만 난무한 대립과 분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연일 대립과 분열을 작심한다는 점이다.

깨지는 소리가 너무 요란하다. 불통 이미지의 전임 대통령이 탄핵되는 충격적인 사태 직후에 선한 미소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에 희망과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놓고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되고 있는 모습에 실망이 크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라는 링컨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Gettysburg) 연설(1863.11.19.)이 명연설된 것이 그의 통치와 잘 연결되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아예 ‘대놓고 우기는 수준’이다. 실업자는 107만여 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실업률도 3.8%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상 상황, IMF까지 “고용부진이 최저임금 탓”이라 경고하고 진보성향의 언론인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마저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기대와 달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 심화시켰다”며 “일자리 감소의 충격이 소득하위 계층에 집중된 것은 충격”이라고 하지만 막무가내로 아니란다. 오히려 “크게 성공,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긴다. 진짜 달나라 사람 아닌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문 대통령의 국민의 눈높이와 전혀 맞지 않는 코드 인사도 문제다. 탕평을 권하는 사회·경제 원로들의 고견도 귓등으로만 듣고, 여전히 적폐청산 운운하며 직접 야당 비판의 최선봉에 선다. 여당대표와 대통령의 역할을 아직도 구분하지 못하는 걸까? 협치와 통합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발언 때마다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야당과 대내외 환경 탓만 한다면 무능한 대통령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결국 공직사회는 이미 집권 4년차 분위기가 된 것이다. 이제는 과거보다 미래, 독선보다 협치, 대결보다 통합, 오만보다 겸손, 코드보다 탕평, 분배보다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끊어진 관계가 다시 회복되고 나라가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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