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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회복이 시급하다
2019년 07월 17일 (수) 17:46:26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이희우 목사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다. 그 동안 한‧일 양국은 정치적, 역사적으로는 멀었어도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는 밀접한 관계였다. 지정학적으로 소련, 중국,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1965년 한일수교 이후 국민감정과 상관없이 경제, 안보 면에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국교회도 1980년대부터 기독교인이 1% 남짓한 일본을 선교대상국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지난 4일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부터 경제적으로도 멀어지고, 안보 면에서도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며, 선교적으로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권 인사 중에 “의병(義兵)을 일으켜야 할 때” “아베 편에 서려면 동경 가서 살라”는 발언을 한 스타(?)도 있고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린 청와대 수석도 있지만 이는 감정적 선동일 뿐 국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또 ‘가지도 사지도 말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도 감정적 대응,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차제에 성도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관계회복과 일본선교를 위해, 그리고 우리 정부를 위해 뜨겁게 기도해야 할 것이다.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이끌다가 노무현 정부 때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 3종(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불화수소) 수출규제가 단행되자 “오랜 준비 끝에 한국이 가장 아파할 만한 부분을 골라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한두 달 정도이고, 이것 말고도 자동차와 휴대전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주요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에도 일본에 의존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일본이 규제를 확대하면 한국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당장 일본 외무성은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에 관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지 1개월이 되는 이번 주 18일을 기해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표현대로 ‘전례 없는 비상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인식과 대응에 문제가 있다. 전 정부 때의 국가 간의 약속도, 일본의 중재위원회 설치 제안도 무시하고,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한일관계를 우려하는 일본 기업인의 질문에 “경제 교류는 정치와 다르다”며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는 어이없는 대답을 했다. 세종대왕이 동부승지 정이한에게 “왜(倭·일본)와 야인(野人·여진족)을 대하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평안에 빠져 있다가 해이해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매일 정신을 가다듬어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한 것과 너무 다른 인식이다. 정부는 일본의 압박을 그저 ‘참의원 선거용’으로만 여겼다. 그리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무 대비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관계를 방치하면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숱한 언론보도에도 마이동풍이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이미 2013년 11월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배상금을 징수당하면 금융 제재로 응수해야 한다. 그러면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것”이라 했지만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8개월 넘게 뒷짐지고 있던 문 대통령은 뜬금없이 친일 청산을 어젠다로 제기하며 ‘친일 대(對) 반일’ 프레임을 설정했다.

그 뿐인가? 북핵 문제에서도 철저히 저팬 패싱으로 일관했다. 결국 섭섭함을 느낀 아베 총리는 한미관계마저 예전과 같지 않음을 눈치 채고 지난 G20 오사카 정상회담 때 우리 대통령을 왕따시키며 노골적으로 홀대했고, 급기야 경제제재까지 단행했다.

지금은 바쁜 기업 총수들을 불러 2분씩으로 발언을 제한하며 원론적 얘기만 나누는 보여주기 식 행사를 할 때가 아니다. 또 미국에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만 급파한 것도 너무 안이한 자세다. 관계회복에 발 벗고 나서야 할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갔어야 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등 4개국 방문보다 일본으로 갔어야 했다. 이미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지난 4‧5‧6월 3개월 연속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번 경제제재와 관련해 미국에 사전 협조요청을 하고 양해도 구했다는 것이 정설이니 기회를 놓치면 피해만 커진다. 미국이 관여는 해도 중재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관계의 문제다. 지금은 강경한 태도로 경고를 보내기보다 관계회복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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