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손님이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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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손님이 오신다
  • 연합기독뉴스
  • 승인 2019.10.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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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낯선 손님이 오신다. 모처럼 오랜만에 오시는 손님이어서 기다려진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프리카를 거쳐 브라질로 오시는 손님은 늘 교류가 있는 분이 아니어서 더 귀하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러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를 통틀어 여행을 하시는가 하는 생각을 하니 그 분이 궁금했다. 가만히 보니 그분의 방문지가 대부분 포루투칼어(語)를 사용하는 나라들 인듯하다.

 

한국에서 낯선 손님이 오신다.

개인적으로 교류하거나 친분이 깊은 분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목사님은 내가 한국에서 목회를 할 때는 미국감리교회(UMC)의 한인목사였고, 한창 활동할 나이에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거기서 30년이나 살았다. 그리고 내가 브라질에 목회하러 나올 때 쯤 강원도 원주의 삼천교회로 초청되어 한국에서 목회를 하는 국제통 목사다. 그가 미국에서 목회를 하면서 아프리카, 러시아와 주변 나라들, 그리고 브라질 북부를 선교하다보니 20여년 원주민 교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목사다.

각 나라에 선교하러 갈 때면 그 나라에서 통역하는 지원자들이 미국에 있다. 브라질도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한 집사부부가 통역을 한지 여러 해다. 주일에 우리교회를 방문하고 저녁에는 브라질교회 안목사 선교지를 방문한다. 그리고 우 목사 부부의 다음 행선지 나따우지역은 브라질의 북부다.

그러니까 러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포어권 나라들 그리고 브라질을 순회하며 미리 정해진 지역의 원주민 교회들의 요청으로 연합집회를 인도하며 몇 달을 보내는 긴 선교여행은 오래전에 기획되고 준비된 행사다. 소위 말하는 우목사의 안식년 프로그램이다.

 

말씀 받고 김치와 된장찌개 드리고

모처럼 한국에서 중진 목사의 방문소식을 듣고 여러 일정을 준비했다. 아구아지성뻬드로의 온천욕과 주변 벌꿀 농장견학, 피라시까바노 미션스쿨과 박물관 방문, 그리고 지역 목회자 모임, 브라질의 130년도 더된 대표적인 성채교회 방문 등이 그것이다. 메일로 그런 내용을 협의했으나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목사님 교회만 방문하고 싶습니다. 몇 개월의 선교여행 강행으로 피라시카바에 가면 주일설교준비하게 해주세요.”

토요일 점심 때 쯤 원주가 고향인 안목사의 안내로 우리 지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쉬시도록 청소를 깨끗하게 해놨지만 쉬기에 더 편할 것 같은 호텔로 안내했다. 점심은 브라질 현지식으로, 저녁은 된장찌개가 있는 한국식으로, 특별히 식당하시는 한 권사가 준비한 안창살 구이는 참 정성이 보이는 식단이었다. 주일 통합예배 후 공동식사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브라질 삼겹살을 듬뿍 넣은 포기김치 찌개다. 입이 호강하면 누구나 다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우선 맛있게 먹고는 교회 주방을 기웃거린다. 마침 브라질의 공휴일 중 아버지날이 있는 주간이어서 여러 가정이 여행을 떠나 공동식사 인원이 적었지만 커다란 솥에 잘 끓인 김치찌개 여분은 없었다.

눈치 빠르신 박 권사님은 김치찌개 대신에 봉지봉지 겉절이 김치를 싸는 것을 보고 불러 특별주문을 했다. 오늘 우리교회에 오신 기아대책기구의 우선교사님 가정에도 ‘김치 한 봉지’ 보내시면 좋겠다고 말이다. 우 선교사님 사모님이 주방에서 나오시는 표정이 밝았다.

하루 한식을 한 끼도 안 잡숫고 원주민들과 같이 산 기간이 30년이 되어도 원초적인 고향의 맛 김치, 된장찌개 앞에서는 무장해제 되는 것이 한국인의 혼이 깃든 맛일 거라고 생각했다.

주일 1,2부 통합예배 설교는 참 쉽고 깊었다. 모든 이들의 표정이 밝았다. 나도 주일 설교를 마치면 저렇게 밝은 표정의 교인들이 보고 싶어질 정도다. 저녁 때 인도할 브라질원주민교회 주일대예배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보이뚜바의 안명권 선교사에게 우광성 목사 부부를 인수인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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