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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불사르는 삶
직장사역연구소 부소장 원용일 목사
2009년 11월 24일 (화) 22:22:11 원용일 목사 webmaster@ycnnews.co.kr

작년 1월, 그해 들어 가장 추운 날 빈센트 반 고흐 한국 전시회를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고흐와 관련된 미술사의 지배적 평가는 “한 괴팍한 성격을 가진 예술가의 열광적인 삶” 정도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고흐의 삶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불사르기 위해 평생 애쓴 고단한 여정이었다. 그의 37년 짧은 생애 속에 담긴 달란트 추구의 이력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은 그를 화가로만 기억하지만 이전에 그는 몇 가지 직업을 준비하고 거쳤다. 그 전직의 과정을 살펴보면 그가 그림을 선택하게 된 것이 그 나름대로 생각한 인생의 참된 의미인 하나님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고흐는 화상(畵商)으로 직업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의 숙부와 백부들이 화상이었기에 그림을 판매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시작하였다. 꽤 성공한 화상으로서 영국과 파리에서도 근무하였으나 그 일은 고흐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고 성경을 깊이 읽고 연구하면서 목사가 되려는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국가시험을 치르는 것이 쉽지 않았고 추운 날 밖에서 잠을 자면서 어학 공부와 시험 준비를 했으나 입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성직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가난한 광부들을 위한 선교사의 길을 걷기도 했다. 전도사 학교를 다닌 후에 벨기에의 매우 열악한 환경을 가진 보리나주 탄광 지역으로 갔다. 작은 램프의 흐릿한 불빛 아래서 어떤 때는 갱도에 엎드려 일해야 하는 딱한 광부들을 돌보며 고흐는 그야말로 예수님처럼 사역하였다.

갱도 사고로 부상당한 광부들을 돌보고 열병에 걸린 사람들을 보살폈으며 커피 조금과 빵 조각으로 연명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털어 헌신하였다. 선교회에서 볼 때 품위를 잃을 정도로 헐벗고 굶주리며 헌신적인 선교 사역을 하였다. 옛날에 댄스홀이었던 곳에서 사람들에게 설교하였고 성경공부를 지도하고 저녁에는 아이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보리나주를 찾아온 두 명의 선교회 소속 목사들은 그들이 생각할 때 교회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곳에서 복장도 형편없는 사람들이 예배를 드린다고 하니 기가 찼던 모양이다. 고흐의 처참한 몰골을 이해하지 못했던 선교회는 선교비 지원을 중단하고 말았다.

이후에 절망 중에 몸을 추스르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고흐는 그곳에서 데생 “광부들”과 “자루를 나르는 광부의 아내들”을 그렸다. 이후 어렵게 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살하기까지 10년간 불같은 열정으로 800여 점의 유화를 남겼다. 데생까지 합하면 2천 점에 가까운데 이런 방대한 양의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생전에 판매한 유화는 <붉은 포도밭> 한 점 밖에 없었던 극한 가난의 삶을 살았던 고흐는 동생이 보내주는 월 100프랑 정도의 돈으로 생활했다. 과연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

지난 서울 전시회에서 본 그림들 중 인상적이었던 <선한 사마리아인>에서 그 단서를 발견해볼 수 있다. 자기가 가진 것으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자를 돕고 있는 사마리아인은 누구인가? 고흐는 그림 속의 사마리아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놓았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고통과 열정으로 살아내면서 무수한 영감 있는 작품들을 남기고 간 빈센트 반 고흐는 그렇게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기록한 대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최상의 방법은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가 화가가 되기 전에 모색했던 탄광촌의 선교사의 길, 그곳에서 주고 주고 또 주는 삶을 살았던 삶이 바로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생의 달란트들을 활용하며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불사를 때 우리의 삶도 멋진 유산들을 남기는 복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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