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 농촌 총각에게 시집 올 진주 없습니까?
상태바
강단여백 | 농촌 총각에게 시집 올 진주 없습니까?
  • 정찬성 목사
  • 승인 2009.12.26 2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은감리교회 정찬성 목사

유권사님,
우리교회 청년회의 고상수 집사가 내년이 되면 서른이 됩니다. 위로 누나 셋과 막내인 고 집사는 총각집사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놓입니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직 장가를 안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못가고 있는 것인지 안가고 있는 것인지 권사님이 한번 확인을 해보시고 어디 참한 신부감이 있는지 알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흙속에 숨어있는 진주를 못 보는 처녀들

권사님도 알다시피 생활력이 강하고 헛돈 쓸 줄 모르고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쉬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부모님 농사짓는 것 돕는 일은 언제나 일등이고, 직장 생활하면서 제일원칙이 주일성수여서 어쩌다 직장이라도 옮기면 제일먼저 윗사람을 만나서 주일성수를 확인하는 총각집사 아닙니까? 주일성수가 어려운 직장이면 아무리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포기하는 집사가 고집사입니다.

유 권사님, 어디 그뿐인가요? 토요일 직장이 일찍 끝나면 교회로 직행해서 화목난로 청소, 교회 연탄재 갖다 버리고 주변 정리하기 등 궂은일은 모두 고 집사 몫입니다. 주일 아침 교회 오실 때 늘 교회 주변이 맑고 밝은 것은 고집사의 숨은 헌신 때문입니다.

성수주일(成守 主日)과 봉사만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의 원칙이 분명한 청년입니다. 한 달의 수입 중에서 일원단위까지 십의 일조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 어른들도 본받을 점이 많은 청년입니다. 위로 셋이나 있는 누이들을 다 시집보내고 양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을 보면 참으로 귀한 우리시대의 청년입니다.

그런데 동시대를 살면서 이런 귀한 청년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 땅의 처녀들이 답답합니다. 성경에 보니 진주가 진흙 속에 묻힌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하고 있는데 고상수 집사의 모습이 바로 그 모습입니다. 함께 신앙 생활하는 친구들이 장가를 가고 시집을 가면서 어깨가 조금 처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생각은 전적으로 저 혼자만의 생각이어서 고집사가 이 사실을 알면 속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염려마세요.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요. 아직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배필을 안 보여주셔서 발견을 못하는 것입니다. 신부감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원칙적으로는 고상수 집사의 말이 맞습니다. 매우 신앙적이고요. 그런데 농촌에 사는 총각들을 기피하는 도시의 처녀들이 당장 먹기 좋은 곶감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도시처녀들, 목가적 농촌을 외국처녀들에게 다 빼앗기고

외국인 며느리를 보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의 조선족은 물론이고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몽고 등 외국인 처녀들이 대거 이 땅을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문화사회라고 좋게 말하지만 그 속에 생기는 희로애락은 권사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달라서 생기는 많은 문제들은 마치 강아지와 고양이가 늘 싸우는 이유와 같습니다.

유 권사님, 고양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감추고, 강아지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높이 들고 흔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기분 좋은 표현을 하다보면 선전포고로 보인다는군요. 무시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늘 만날 때마다 다툰다고 합니다.

수천 년 다른 환경에서 자란 처녀-총각들이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자식을 낳고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외국의 며느리들이 시골에서 참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서 도시 처녀들이 이 광활하고 공기 좋은 농촌, 목가적이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농촌, 앞으로 미래를 견인할 농촌을 선택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농촌에 산다는 것은 이해 폭이 넓다는 것을 말합니다. 순식간에 무엇을 만들어 내고, 사고파는 일에 익숙한 도시문화에 비해서 농촌은 봄여름 가을 겨울에 해야 할 일이 분명한 호흡이 긴 문화입니다. 인내심이 훈련되고, 심으면 거두는 법칙에 익숙한 안정된 정서를 바탕에 깔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유옥순 권사님, 우리 고상수 집사는 이런 모든 것을 갖춘 보기 드문 농촌총각입니다. 어디 듬직한 신부감 없을까요? 흙을 사랑하고, 연로하고 불편한 부모님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한평생 보람인 신부감 어디 없습니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