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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크리스마스, 은혜를 세상으로!
직장사역연구소 부소장 원용일 목사
2009년 12월 27일 (일) 21:15:40 원용일 목사 webmaster@ycnnews.co.kr
연말의 들뜬 분위기와 함께 성탄절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흥청거리는 세상을 향해 우리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니 빌 어거스트 감독의 <레미제라블>이 떠오른다. 영화에는 율법적 세계관을 가진 한 직업인이 나온다. 죄수들을 노역시키는 채석장의 감시관부터 시작하여 파리 경찰청의 간부가 되는 입지전적 인물 자베르이다. 이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가 하는 이 말 속에 다 담겨 있다. “인간은 준법자와 범법자로 나뉜다.” 그래서 빵 한 조각 훔쳐 먹은 죄로 복역하다 탈옥과 범법을 반복해 장장 19년간 감옥에서 살다가 가석방 되어 달아난 장발장을 끝까지 추적한다.

그러면 장발장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한마디로 은혜를 실천하는 삶을 산다. 작은 도시 비구 시의 시장으로 활동하며 공장을 세워 어렵게 사는 주민들을 일하게 한다. 또한 시장이 노동자 출신이라고 비난하던 한 주민이 마차에 깔렸을 때는 괴력을 발휘해 마차를 들어 올려 구해주고 그의 뒤를 든든히 봐준다. 불쌍한 거리의 여자 팡틴을 돌봐주고 그녀가 낳은 사생아 코제트를 악덕 하숙집에서 찾아 속량해주었다.

장발장의 이런 훌륭한 인품과 너그러움과 타인 위주의 삶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장발장이 은혜를 베푸는 직업인의 삶을 산 이유가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다. 장성한 코제트에게 장발장은 이렇게 말한다. “난 범죄자다. 배가 고파 빵집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을 훔쳐 먹었고 그로부터 20년을 감옥생활을 했다. 나 역시 짐승이었다.”

장발장은 그렇게 짐승처럼 살았다.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았는데 그가 언제 은혜를 배웠는가? 그가 오랜 수형생활 끝에 가석방이 된 날 성당에서 하룻밤 잘 때 한 사건이 있었다. 감옥생활을 했던 장발장을 꺼리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신부님께 그나마 저녁을 잘 대접받고 잠자리도 제공받았다. 그런데 장발장에게 욕심이 생겼다. 성당의 은촛대를 훔쳐갔다. 물론 장발장은 그 다음 날이 다 가기 전에 경관들에게 잡혀 왔다. 장발장이 후려갈긴 상처를 눈두덩에 그대로 가지고 있던 노 신부님은 잡혀온 장발장에게 특별한 호의를 베풀어준다. 은촛대까지 주었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면서 말이다.

신부님은 은혜를 선물로 주었다. 거짓말이었으나 그것은 거짓말 같은 은혜였다. 흔해빠진 거짓말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거룩한’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그것이 바로 패러독스이다. 크리스마스가 바로 그런 패러독스이다. 신이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사람의 몸을 입고 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거룩한 거짓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는 패러독스이다.

결국 신부님의 거짓말을 믿고 경관들이 떠나간 후 신부님이 장발장과 대화를 나눈다. “잊지 말게. 새 사람이 되기로 한 약속을.” “왜 이런 은혜를 베풀어주십니까?” “이제 자넨 우리 형제네. 이 은으로 자네의 영혼을 샀네.” 그리고 그 다음에 신부님이 한 말이 중요하다. “이제 증오에서 벗어나게.” 장발장은 은혜로 인해 증오에서 벗어났다. 이 은혜를 이해 못한 율법주의자 자베르는 목숨을 걸고 희생하던 장발장을 붙잡았다고 놓아주고 자신의 손에 수갑을 채운 후 강물에 스스로 빠져 죽었다.

일본의 신학자 우찌무라 간조가 “성탄절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념일이다”라고 말한 것, 그것이 바로 은혜를 강조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정신을 실천하는 삶을 우리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살아가야 한다. 장발장이 받은 은혜를 나누어주며 살기 위해 평생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도 세상을 향해 은혜의 선물을 나누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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