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 정월 대보름 맞이 마을 축제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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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정월 대보름 맞이 마을 축제 한복판에서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0.05.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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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감리교회 정찬성 목사


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는 정월대보름 맞이 척사대회를 준비들을 하느라고 마을이 바빴습니다. 마을에서 주관하는 척사대회인지라 돼지도 한 마리 잡고, 떡도 하고 음식들을 준비해서 동네 잔치를 거하게 했습니다. 우리교회 최정자 권사가 불은면 부녀회장이어서 또한 유민숙 권사와 유정순 권사가 백운곡 마을의 반장이어서 함께 음식준비를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시골이어서 노인정 앞에 줄을 띠고 찬조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일일이 적습니다. 그리고 그 줄에 매달아서 바람에 팔락거리는 모습은 마치 운동회 때 만국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교회 이름으로 해마다 봉투를 하나 준비해서 갑니다. 금년에는 주일이 정월 대보름이어서 토요일에 마을 척사대회를 하는 모양입니다. 동네잔치를 하면 늘 드럼통을 반 잘아서 만든 숯불구이 판 몇 개가 마당에 설치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고기를 올려 굽고 동네 밖에 나가서 사는 주민들을 초청하고 군의 여러 단체 유지들이 초청되어서 함께 잔치를 즐기게 됩니다.


정월이 지나가기 전에 농촌에서 하는 일들

면장님도 오시고, 다른 마을의 이장님도, 우리 지역의 군의원님도 다 오셔서 동네잔치를 축하하고 함께 윷도 던지면서 즐깁니다. 참석자에게는 마을에서 준비한 기념 수건도, 잘한 사람에게는 푸짐한 상품도 돌리면서 봄이 오면 바빠지고 힘들어질 것을 축제로 승화합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 척사대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술판이 거나하게 벌어지고 윷판에서는 걸이요, 모요 하면서 왁자지껄하다가 끝나는 마을 축제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마을 사람들을 더 결속력 있게 하고 마을 전체에 생산적인 축제로 승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유 권사님, 젊은 여선교회가 봄맞이 주변청소와 교회 일들을 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가을에 담근 메주를 손질하고, 교회 주변 대청소하고, 나무 잔가지를 정리해서 잘게 묶어 불쏘시개를 만들어 쌓고, 된장 담글 독들을 청소해서 엎어두는 등 봄철맞이 준비를 했더군요. 정월에 담그는 장이 맛있다는 말이 이해가 갑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바람의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순하고 부드러워졌습니다. 찬기운도 한결 가셨습니다.

심방 가서 보면 방안에 조그마한 모판상자를 만들어서 고추씨 눈을 틔우는 집들도 있고, 집 밖 양지바른 곳에 고구마 순을 내는 모판 상을 준비해서 비닐을 덮어둔 집도 있습니다. 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마을 정월대보름 축제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확인이요, 한해도 건강하게 부지런히 살자는 다짐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마을 주민들과 출타해서 사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기도 하는 날이 정월대보름입니다. 이왕 모였으니 윷놀이도 하고, 그냥하면 재미가 없으니 마을에서 푸짐하게 선물도 준비하고, 돼지도 잡아 입을 즐겁게 하고, 참석하는 마을 사람들은 노인들 여행이라도 가시도록 십시일반 봉투를 준비해서 쾌척하는 날입니다. 심지어는 마을 사람들이 아닌 정치인들도 얼굴을 알리는 날입니다. 금년에는 선거가 있으니 아마 더 많은 인사들이 사람들 모이는 곳이면 기를 쓰고 달려와서 얼굴을 알릴 것입니다.


바알과 아세라 우상 신도 바빠졌던 계절

유 권사님, 우상섬기는 이들은 일 년 운세를 보기위해서 우상 앞에 가는 계절이 정월 아닙니까? 특히 대보름이면 더 합니다. 성경에 우상섬기는 이들도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이 되면 남녀 신이 합방을 해서 신을 달래야 농사가 잘된다고 믿고 합방하는 의식을 했다고 하는군요. 거기에서 모든 사람들이 성전의 여사제들과 자유롭게 합방하는 성적인 타락이 있었고, 가나안에 정착한 유대인들이 하나님 대신 다른 신들을 섬기는 것도 신의 이름으로 성적인 개방이 있었기 때문이라는군요.

완연한 봄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고난과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을 삽니다. 기독교는 금욕과 인내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는 사순절이 따뜻해지는 기간입니다. 그래서 기독교국가인 서양에서는 사순절이 되면 일체의 축제를 금하고, 즐기는 음식들을 금하고, 결혼식이나 학교 마을의 축제를 삼가는 전통이 있다지 않습니까?

저는 사순절에 있는 마을 축제인 정월대보름맞이 마을 척사대회에 봉투를 들고 가서 점심을 한 그릇 먹고 올 것인데 혹시나 “영은교회 목사님은 사순절에도 고깃국을 잡수시네” 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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