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 산에는 초약, 들에는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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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산에는 초약, 들에는 보약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0.08.2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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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암이 이젠 심한 감기 앓듯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다섯 사람에 한 명꼴로 암을 앓거나 앓은 경험이 있다고 하는군요. 주변을 살펴보면 어떤 가정이든지 암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작년 이맘때 천사 같은 고명애 권사를 먼저 불러 가신 것도 암이요, 말없이 충성하며 남선교회를 이끌어가는 구진회 권사를 힘들게 하는 것도 암입니다. 제 아내를 죽음의 골짜기에서 가둬두고 힘들게 한 것도 암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정신 차리고 보니 빠진 머리가 덜 나서 몰골이 말끔하지 않습니다. 목돈이 좀 생기면 제일먼저 좋은 가발을 하나 선물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석 삼년이 지나도록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 권사님,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줄로 알고 머리숱이 적은대로 한평생 살아야 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수수한 성격이어서 별로 꾸미지 않는지라 머리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서울에 갔다가 남대문 시장 골목 가발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써보고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차 싶었습니다.

유 권사님, 제가 더 신경을 써서 본인이 마다해도 손잡아 끌고 가서 가발을 맞춰주어야 하는 것인데 그랬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생일에는 다른 것은 못해도 꼭 선물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이 일상화되다보니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얼마 전 수원에 사는 손아래동서가 위암 판정을 받고 직장을 휴직하고 투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금년에 큰 아들이 대학에 입학을 했고 딸아이가 중학교 삼학년이니 아직도 교육시킬 일이 까마득한데 암에 붙잡힌 것입니다. 비교적 검증된 자연요법 중에 오래된 산뽕나무와 뿌리를 차처럼 끓여서 장복을 하면 매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별립산에서 나눈 고목 뽕나무와의 선문답

강화 별립산 중턱에 고목이 된 산뽕나무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 매주 화요일에 목회자 중심으로 산에 오르는 <헐몬 산악회> 대장인 국화교회 김근형 목사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산악회 카페에 고지를 했습니다. 저는 큰 배낭에 톱, 작은 삽, 벼를 담는 자루 등을 챙겨 갔습니다. 별립산 중턱까지 같이 가서 저만 떨어지고 나머지는 정상을 향해 갔습니다. 그리고 고목나무가 된 뽕나무에게 이야기를 걸었습니다.

“할아버지 인지 아버지 인지 나이가 꽤들어 세상이치를 알만한 뽕나무님, 우리교회 권사 한 분과 수원 사는 동서가 임파선 암과 위암으로 투병중인데 당신의 뿌리가 필요하니 나눠주면 고맙겠습니다. 목사인 내 심정을 이해하고 조금만 나눠 주세요.”
이렇게 말을 걸었습니다. 누군가 어른 팔목 두께의 밑으로 쳐진 가지를 잘라서 나무 모양을 이쁘게 만들어 놓고 잘린 나뭇가지가 땅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그 나무 가지를 가지런히 잘라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뿌리를 구해야 하는데 워낙 나무가 커서 삭개오의 뽕나무보다 더 큰 크기입니다.

유 권사님, 제가 산뽕나무에게 한마디 더 했습니다. “아무 대답을 안 하면 허락하는 것으로 알겠네. 네 곁뿌리를 좀 다오. 나무는 그냥 아무 말도 안합니다.” 무언의 허락입니다. 나무줄기에서 2미터 밖을 팠습니다. 노란색 껍질에 둘러 싼 엄지손가락 굵기의 뽕나무 뿌리가 드러납니다. 부지런히 캐서 한 다발을 만들었습니다.
“고맙구나 뽕나무야, 이제 네가 암과 싸워 이겨주길 바란다.” “우리교회 구진회 권사 한참 일할 나이인데 네가 도와줘야겠다. 그리고 막내 동서 위암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무와 일방적인 대화를 하면서 수습을 해서 배낭에 담았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아내가 아플 때 러시아에서 보낸 차가버섯, 중국에서 구한 상황버섯, 강원도에서 말린 흰색민들레 뿌리 등 주변 사람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유 권사님, 병은 한가지인데 약은 백가지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이렇게 얘기하고 저 사람은 또 저렇게 말하다보면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적어도 뽕나무 뿌리에 영지와 대추를 넣어서 차처럼 끓여 먹는 것은 검증된 것이기에 두 사람을 위해서 땀 한번 흘렸습니다. 유 권사님,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저와 같이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구진회 권사와 제 동서 김상규를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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