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주님, 이 난국을 전화위복이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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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주님, 이 난국을 전화위복이 되게 하옵소서.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0.08.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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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새벽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목사기도 자리에 앉아 있으면 교인들의 우수에 찬 얼굴들이 떠올랐습니다. 하필이면 선원 불은면 일대에 몹쓸 가축 돌림병이 돌아서 처연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목사가 죄인 같습니다. 더 기도하지 못한 죄가 치밀고 올라옵니다. 접촉금지 조치 때문에 찾아가 볼 수도 없습니다.
“선원면의 우(牛)보살 소리 더 이상 듣지 못한다”신문의 가십난을 보니 선원사의 목탁 소리 내는 소들도 살 처분하게 된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우(牛)보살(?) 소리들도 관광객들이 듣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우선 지방 임원회를 열어서 공식적인 몇 가지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교회 행정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유 권사님, 교회적으로는 속회를 무기한 방학했습니다. 또한 예배 시간에 빠지는 성도들에게 무리하게 권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이는 것이 이 난국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우리 지방에서는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열어서 감리사 이ㆍ취임예배를 무기한 연기하고, 중부연회 체육대회 참가를 취소하고, 해마다 강화섬 안에 속한 동서남북 4개지방 장로 목회자 연합체육대회를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하기 위해서 몇 번의 회의를 했습니다.

유 권사님, 한번 상상해보세요. 그동안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고 늘 보살피며 돌보고 예방 접종도 하고 청소도 해주면서 반려동물 이상으로 애정을 쏟았던 동물들을 하루아침에 땅에 묻고 있지 않습니까?
수천마리를 땅에 묻으면 그 경제적인 손실은 또 얼마입니까? 경제적으로는 최소한의 보상이 있다고 치더라도 시간적으로는 얼마나 더 큰 일입니까? 최소한 6개월은 소장을 비워두어야 하고 송아지를 입식해도 3년은 키워야 어미 소가 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긴 절망감입니다. 청정지역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회복하려면 또 얼마나 걸릴지 그것도 난감하다고 행정실무자들은 걱정입니다.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 권사님, 그런데 며칠 전에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나물을 뜯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도시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밝은 복장에 완전히 봄나들이 온 사람들임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참 무심한 사람들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에서는 가축초상집인데, 민간인들이 운용하는 포크레인이 모자라서 군인 장비까지 지원되는 심각한 상황인데 그 옆에서 문제의 심각성은커녕 봄나물 나들이들이라니....

유 권사님,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습니다.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개인주의가 독버섯처럼 온통 퍼져있습니다. 강화섬을 들고나는 관광버스 행렬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물론 미리 계획을 세운 것들이니 취소하기 힘든 면도 있을 것입니다만 죽고 사는 문제를 앞에 두고 시름가운데 버팅기는 주민들이 안쓰럽지도 않은가봅니다.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는 것이 정치가 아닙니까?
유 권사님, 아침 일찍 회의참석을 위해서 읍내에 나가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자체 군-시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군의원 시의원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창리 앞길 요소요소에 자리를 잡고는 지나가는 차량과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서 있는 것입니다.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권력에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는 반응입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물색없이 선거운동이냐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대표가 되려는 자들은 주민들의 가장 아픈 현장에 있어야 자격이 있잖느냐는 반응입니다. 상대방 입장에 서주지 못하는 지도자는 삵꾼이라고 목청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하셨잖습니까?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도 하셨습니다. 강화지역 모든 사람들의 바램처럼, 특히 목회자들의 간구함처럼 땅이 회복되고 아픔이 치유되고 경제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 가운데 정신적이고 영적인 성숙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 권사님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가 복이 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번 이 엄청난 사태를 보면서 신앙의 전화위복, 믿음의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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