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과의 전쟁 VII
상태바
‘웬’과의 전쟁 VII
  • 김석우 선교사
  • 승인 2012.06.28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웬’을 때린 것에 대해 필자는 일면은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도리어 약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큰 위로를 삼고 있다. 그 후로 웬의 태도는 크게 변하였다.
‘웬’ 고집을 부리던 그 순간 화가 나기도 했지만, ‘웬’의 버릇을 잡는 기회라고 판단한 필자는 가까이에 있는 우산을 집어들고, ‘웬’의 손바닥을 억지로 펴서 힘껏 세 대를 때렸고, ‘웬’은 뒤도 안돌아 보고 밖으로 나갔다. 필자가 밖으로 나오자 ‘웬’이 자기 오토바이를 타려고 한다. 평소의 ‘웬’의 태도로 보아, 지금 ‘웬’은 오토바이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가려는 것이 뻔했다. 필자는 ‘웬’에게 아빠 차에 타라고 명령했다. ‘웬’이 또 다시 고집 부리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차를 몰아 ‘웬’ 앞에 세우자, 할 수 없었는지 얼굴에 노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 차에 탔다. 집으로 가는 10여 분 동안 ‘웬’은 한사코 자기에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왜 아빠가 억지로 참석하게 하느냐고 항변하였다. “아버지에게 훈련받고 있는 동안은, 네게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또 같은 말을 하려 하기에 “지금 아무 말도 하기 싫으니까 조용히 있으라”고 하였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필자는 ‘웬’에게 경고조로 한 마디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 지금 네 모습 그대로 들어가지 말고 네 감정을 잘 추슬러서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가라”. 그런데도 ‘웬’은 차문을 휙 열고 나가더니 씩씩거리는 표정으로 집 안으로 들어간다. 필자가 차를 세우고 가방을 챙겨가지고 잠시 후 궁금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여는데, 뜻 밖에도 필자의 귀에 ‘웬’의 밝은 음성이 들려왔다. 순간 필자는 또 한 번의 승리를 예감했다. 그 짧은 사이에 ‘웬’은 그 동안 필자에게 배워왔고, 훈련받아왔던 것을 상기하고는 극히 순간적으로 자기의 감정을 통제한 결과가 눈 앞에 드러나고 있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엄마와 먼저 온 다른 사람들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밝게 웃으며 대화하는 그 아이의 태도는 ‘이중인격’의 발현이 아닌, 지금까지 자기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패배하던 것을 뛰어넘어서 승리하고 있는 과정의 시작이었다. 필자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웬’을 응원하였다. 조심스럽게 말을 아끼면서 ‘웬’의 태도를 지켜보았다.
식사 시간에 ‘웬’의 태도가 어떤가 하여 장난을 걸어보았더니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필자에게는 여전히 눈을 흘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필자는 ‘웬’에게 이런저런 말도 걸면서 평소처럼 대하였다. 그리자 ‘웬’도 차츰 평소와 같은 태도로 필자를 대하였다.
한 주간 사이에 ‘웬’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그 동안 필자가 가르치고 훈련시켰던 많은 것들을 기억하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처럼 돌변스런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고 자숙하는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대로 ‘웬’이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일꾼으로 커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