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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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족
2012년 12월 05일 (수) 09:45:05 김석우 선교사 webmaster@ycnnews.co.kr

김석우 선교사

시멘트 블록 몇 장을 사러 갔다.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차를 몰아 들어왔던 길로 운전해서 나오는데 앞에서 리어카를 끌고 나오는 일꾼이 뭐라 말하면서 인상을 쓰고 손을 흔든다. 상황을 보니 내 차를 뒤로 돌려 다른 길로 나가라는 의미인 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방금 지나온 곳에 작은 길이 하나 더 있었다. 차를 돌려 나오면서 조금 전의 그 일꾼의 인상이 생각나서 영 기분이 좋질 않다. 그 일꾼의 발음을 기억하건데 산족이 분명하다. ‘손님을 몰라보고...’ 하는 생각, ‘버릇이 없이 자랐으니...’ 하는 생각도 들고 ‘저러니 산족이란 소릴 듣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도 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생각이 머리에 담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산족’들, 막 자라서 버릇이 없고 예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
그 친구의 생각은 이런 것 같았다. ‘자기가 먼저 그 길에 들어섰으니 당신이 다른 길로 돌아가야지 않겠느냐?’ 그는 자신의 처지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필자가 너무 수준 높은 생각을 하는 건지로 모르겠다. 손님에 대한 봉사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가 아직도 한국을 기준으로 삼고서 저들의 행동을 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 바로 뒤에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손님더러 돌아가라니... 아마도 내가 차를 가지고 있으니 자기보다 수월하게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그런데 그런 생각과 비슷한 산족들이 우리 교회에 많이 있다. 물론 좀 전의 그 산족 청년처럼 못 배운 것도 아니고 그처럼 버릇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본래 시내에서 자란 아이들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교회에서도 수시로 말썽을 일으키고, 거짓말 잘하고, 툭하면 삐치고 다투는 것은 역시 산족들이다. 그리고 필자가 조금만 잘해주면 금새 맛 먹자고 덤비거나 농담을 해대거나 버릇없이 구는 아이들도 산족 아이들이다.
그래서 여러 선교사들이 태국 본토인들을 전도에 힘써야 한다고 한다. 필자가 얼마 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필자는 생각을 바꿨다. 물론 그들이 버릇이 없고 태국 청년들보다 실력이 달리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오히려 그들에게 태국 복음화의 희망이 더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들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태국 신자들의 8-90%는 바로 산족들이다. 그리고 일부 중국계 사람들이 있고, 태국본토인들 즉, 타이인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성경에 전해진 복음은 배운 사람들을 통해 전해지기 보다는 못 배운 갈릴리 어부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던가? 우리 교회에서 가장 일 잘하고 봉사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산족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시내에 내려와 대학에서 배우며 각 계에 진출하고 있다. 비록 조금 씩 능력이 떨어진다 하여도 저들의 수는 태국 사람들보다 몇 배나 많다. 한 번의 홈런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안타가 더 승리를 보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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