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 “얼마나 구찬은데 그럴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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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얼마나 구찬은데 그럴꺄?”
  • 정찬성 목사
  • 승인 2009.05.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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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목사의 강단여백(講壇餘白) 7

유 권사님,

작년 늦가을 권사님과 나누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목사님 겨울은 어떻게 나이꺄?”(나야 하겠습니까?). “걱정 마시겨.”(마세요). “가스 값이랑 석유 값이 워낙 올라서 걱정일씨다!”(입니다).

평생을 강화에서 나서 강화도에서 시집가셔서 강화도에서 지금까지 사시는 권사님이시니 강화도 토박이 말에 익숙한 것은 당연합니다.

무서운 관행에 회개하고 교회의 난방이 걱정되셔서 하시는 말씀에 걱정이 묻어난 마음이 엿보였습니다. 혼자 사시면서 당신 난방 걱정이나 하시지 오지랖이 맷방석 같으신 어른입니다. 목사인 저도 생각해보지 않고 늘 관행적으로 생각을 했던 것이 구체적인 과제로 떠오른 것입니다.

 

권사님,

권사님이 그 말씀하시기 전까지는 당연히 겨울이 되면 가스통에 늘 채워지고 교회의 관리부가 일체를 책임지고 관리해서 교회와 목사관이 당연히 따뜻한 것으로만 생각한 목사의 관행에 못을 박았습니다.

월동준비란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애써 드리는 헌금이 목사의 관행 때문에 더 절약하고 더 아끼지 못한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

어떻게 절약할까? 화목난로, 연탄난로, 연탄보일러, 가스 난방비.... 권사님, 부끄럽습니다만 시장조사도 시키고, 연탄 값도 알아보고, 연탄 값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살았더군요.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유 권사님, 권사님도 아시다시피 예배당은 화목난로, 사택 거실은 연탄난로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권사님들은 연탄난로를 피우는 것을 반대하고 나오셨습니다. 얼마나 구찬은데 그럴꺄?(귀찮은데 그러십니까?). 2-3년 지나면 가전제품이 다 삭아서 오히려 손해라느니, 가스 중독도 걱정이라느니.... 목사와 사모를 염려하면서 만류하는 농촌교회의 순수한 여선교회 회원들의 마음이 가슴을 벅차게 했습니다.

속으로는 목사 한사람이 회개하고 나니 참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기차화통같이 생긴 무식한 난로’가 설치되고

교회- 화목난로, 사택-연탄난로는 목사의 고집으로 굳혀지고, 그러나 나무난로 값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금년에는 절약이 아니라 내년부터나 절약될 정도로 비쌌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예비된 손길을 발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예비된 손길을 허락해주셔서....

‘기차화통같이 생긴 무식한 난로’가 설치되고, 한겨울을 때고도 남을 두 드럼의 석유 값에 해당되는 연탄이 산더미입니다.

권사님, 사람이 몸을 놀려서 일해야 하는 불편만 감수하면 원시적 난방비는 지극히 저렴하고 따뜻합니다. 목사의 늦게 깨달은 절약에 힘을 보태준 남선교회 회원들의 통나무 장작더미는 내년까지 때울 나무를 비축한 것이어서 감사하구요.

교회 올 때마다 연탄재를 치워서 늘 주위를 깨끗하게 한 총각집사 고상수의 애씀에 감사하고, 가스비 나오는 것 눈치 살피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게 한 연탄불 난로에게 감사하고, ‘기차화통 화목난로’에게도 감사하고, 평안한 난방을 못하게 막지 못한 게 당신들의 잘못인양 죄송하다며 늘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교회에 감사하고....

유 권사님, 아직은 노인들이 추워하셔서 한두 주간 더 화목 난로에 불을 넣으려고 합니다. 젊은이들은 반팔로 예배드릴 때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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