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긴 한데, 열매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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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긴 한데, 열매는 없고,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4.02.0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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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지난 한 주간 평안하셨습니까? 저도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밀린 원고 빚을 갚는데 한 주간을 거의 다 썼습니다. 그리고 이덕주 교수님이 강화남지방 사경회 강사로 와 계시는 동안 우리교회를 방문하셨습니다. 원로목사님 오 총사 모임이 있었습니다. 원로목사님 삼총사로 시작된 모임은 신경하 감독회장과 양사에 사시는 최의식 목사님이 함께 하셔서 원로목사 오 총사가 되었습니다.

지난 한 주간 보고

원로 오 총사 모임의 담임목사인 절 초대해주셔서 더치커피와 달걀을 잔뜩 가져갔습니다. 여선교회 달걀 판매에 저도 다섯 판 묶음 여섯 개를 샀습니다. 달걀 30판, 낱알로는 900알입니다. 여선교회가 의욕적으로 일을 하려고 하는데 뭔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서 처음에는 두 판을 사서 우리 집에서 한판 다운이네 집에 한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주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달걀이 남아 있어서 남아있는 것 다 모아서 또 네 판을 샀습니다. 신경하, 박영준, 이승철, 최의식, 신종철 목사님께 골고루 나눠드렸습니다. 달걀찜 달걀장조림, 계란말이, 계란 프라이 심지어는 달걀 국까지 실컷 드시게 생겼습니다.
깨지기 쉬운 달걀을 들고 내리고, 나눠드리는 이유를 설명하고, 서울까지 배달하고 등등 귀찮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것은 일하는 여선교회의 모습이 보기 좋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는 명태를 반 건조해서 살이 꾸덕꾸덕한 코다리를 팝니다. 우리는 요리하고 차분하게 살림하는 상황이 아니고 보관도 용이하지 않아서 그냥 모르는 채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교인 중에 한분이 코다리 속에 양념을 넣어 굽거나 지지도록 한 것을 여러 마리 가지고 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한 마리를 팬에 기름 둘러 노릇하게 지져서 먹고 나머지는 아내가 올라오면 함께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서울에 가서 70년사를 계약하고 돌아왔습니다. 2015년까지 200자 원고지 기준 2000매를 써야 할 숙제가 생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있었던 금촌제일교회(유인섭 목사)에서 열린 동문회 신년하례회는 일이 겹쳐서 가보지 못했습니다. 소갈 데 말갈 데 다 다니다보면 한 주간에 책 한권도 못 읽고 지날 때가 많아 속상합니다. 바쁘긴 한데 별로 소득이 없는 경우입니다.
유 권사님, 가끔 저희 집에 손님들이 오시면 사택 앞의 엄청난 장독 때문에 놀랍니다. 그리고 양지바른 곳에 뜨고 있는 메주를 보면서 또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해마다 정월에 장 담는 전통이 있는 한국사회에서 우리도 그렇게 한지가 7-8년 됩니다.
유 권사님, 금년에도 정월달 중에 장 담글 수 있도록 젊은 여선교회 회원들이 잘 협조가 되도록 중간에서 산파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하면 참 못 참습니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궁금해서 밴딩이 된 장독을 꼭 열어봅니다. 그러면 거기에는“2011년 2월 26일 된장 담금”등의 내용이 기록된 이력서가 나옵니다. 다른 항아리에도 2010, 2011, 2012, 2013년 등 그런 이력서들이 들어 있습니다.
금년에도 2014년 2월 14일에서 28일 사이에 의견들이 모아진 날, 장을 담그게 될 것입니다. 된장 간장은 한자리에 앉아서 공기를 만나고 미생물을 만나고 세월을 만나서 익어가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것이 부담금도 되고 선교비도 되고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에 쓰려고 온 성도들이 몸과 마음과 시간을 헌신하는 것입니다.
유 권사님, 이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던 일들에 체계가 잡혔습니다. 콩을 구매하는 일부터 장을 판매하는 일까지 말입니다. 이제 바라기는 저온저장고를 설치해서 숙성된 장들과 재료들을 잘 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인들의 노령화로 인해서 노동력에 의존하던 상당부분을 기계로 처리해야 이 일이 지속적인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기계화 좋아하고 공장에서 생산된 것 좋아하는 도시 사람들이 방부제에 융단폭격을 당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는데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시중 대형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된장에는 파리가 앉지 않습니다. 구더기도 생기지 않습니다. 파리도 싫어 거부하는 장을 사람만 맛있게 먹습니다.
저는 이것을 사람들에게 “인공 감미료와 방부제에 융단폭격당한 장”이라고 부릅니다.

방부제 융단폭격당한 장(醬)은 누가 먹을까?

건강한 먹거리를 농사지어 먹고, 내가 먹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눠먹는데서 건강한 농촌이 이어져 간다고 생각합니다. 농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인 장류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가 지은 농산물들을 가공하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가장 친환경적이며 가장 전통적으로, 가장 신앙양심에 따라서 씨앗을 뿌리고 가꿔 짓고, 키워 꽃피우고, 잘 익은 곡식을 거두고 우리 입에 들어가는 과정을 신앙양심에 따라 하는 그런 성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운동이 확산되고 국민운동이 된다면 제2, 제3의 변화, 개신교 신뢰회복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런 일들을 생각하며 바쁘게 살긴 하는데 열매는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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