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가 아프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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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가 아프다네요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4.08.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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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엊그제 다른 주일처럼 영등포 기차역에 갔습니다.
3층 로비 도착한 손님들이 나오는 개찰구 앞에 서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7시 30분 사이에는 늘 정겨운 만남이 있는 날입니다.
소위 주말부부 목사 사모 김선영이 당신남편이 목회하는 교회로 들어오는 날입니다.
영등포역사에 붙어 있는 롯데백화점 식당 수십 개가 지하일층에 있잖습니까? 거기가 입맛대로 골라서 저녁 식사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식품코너에서 장을 보고 뻔질나게 차를 타고 강화로 내려옵니다. 오다가 갑곳리에 있는 유기농 가게에서 빠진 장을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에 오면 밤 11시 가까이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평소에 설거지와 청소를 한다고 하지만 늘 2퍼센트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주말부부인 김선영 사모가 집안 청소를 하고 설거지 마무리 하고나면 열두시가 넘습니다.
한 주간에 있었던 일들을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새벽 기도회 시간이 다 될 때도 있습니다. 다운이와 나일즈, 그리고 용기 등 자식들 사는 이야기, 화정과 강화의 양가 부모님들 이야기, 복지관 이야기, 교회이야기, 교인들 열심히 신앙 생활하는 이야기, 기독교방송에서 방송진행하는 이야기 등등이 주로 이야기하는 주제들입니다.

목과 어깨 근육통이 도진 고통의 한 주간

지난 주간 김선영 사모가 목 디스크와 어깨 근육통이 도져서 한 주간 내내 물리치료와 근육통증 크리닉에서 치료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초죽음입니다. 진통제를 계속 먹어야 할 정도입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영등포에서 만나자마자 바로 차를 타고 강화로 쏜살같이 내려왔습니다. 여전히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였고, 바닥은 지저분하고 빨래거리는 빨래통에 그득합니다. 보통 때 같으면 팔 걷어 부치고 세탁기 돌리고 청소기 돌리고 환기하고 난리가 났을 터인데 오늘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무조건 쉬게 하고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도록 하고 새벽기도회를 위해서 알람기능이 있는 시계 세 개를 오분 간격으로 작동시켰습니다. 서너시간 후면 새벽기도회 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주간 나도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런 주간이었는데 부창부수(夫唱婦隨)인가? 일심동체(一心同體)인가?
성도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힘든 주간이었습니다. 겉도는 기계처럼 소리가 납니다. 입으로 소리를 내지 않아도 눈길이나 행동거지가 무언중에 삐걱 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지난 주일에는 남자 성도들이 자리를 텅 비웠습니다. 구진회 구근명 송태국 이재진 이경관 송근재, 성가대의 김헌국 대장 이주관 집사까지 몇 년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강대상에 올라 선 다리에 힘을 빠져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 되었습니다.
하필 김호운 선교사가 모처럼 일 년 만에 한국에 와서 선교보고를 하면서 설교하는 주일에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지난 주간에 그런 교회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목과 어깨 근육이 뭉치는 근육통이 생겨 한 주간 내내 고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自激之心)이 생겼습니다.
온 교우들이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스스로 위로를 하며 지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 맡기고 그리고

지난 주간에 공사비와 출판비 미지급금을 해결하려고 감독님께 편지를 내고 서울 남연회 총무와 여선교회 연합회장에게 전화를 하고 공문을 보내고 월요일에 만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목사의 모습이 파산선고 받은 회사를 살리려고 애쓰는 사업가 같습니다.
마치 재무팀이 잘못해서 지출해야 할 것을 미지급하고 빚이 늘어난 것처럼 염려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일부 교인들 가운데는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유 권사님,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목사의 일 욕심 때문에 생긴 일종의 일 정체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내가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한 일이면 하나님도 노하실 일입니다만 그렇지 않은 것은 시어머니도 알고 며느리도 알고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성령님도 아시고 전지전능하신 주님께서도 아실 것이니 걱정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사탄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찜찜한 것입니다.
유 권사님, 일이 다 완벽하게 준비된 후에 할 수는 없는 일도 많습니다. 우리처럼 비가 와서 흙이 길로 쏟아지는 일이 염려되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파오고 조바심이 나는 가운데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며 천천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믿음 줄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희생하고 더 헌신하며 인색함으로 하지 않는 우리 교회의 귀한 전통이 더 돋보이는 그런 한 주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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