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 “요즘 숭어와 꽃게 철입니다.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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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요즘 숭어와 꽃게 철입니다. 목사님...“
  • 정찬성 목사
  • 승인 2009.05.2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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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목사의 강단여백(講壇餘白) 8

유 권사님,

늘 우리들의 큰 어머니 같으신 그 마음 때문에 우리 모두가 기대면서 삽니다.

당신이 계셔야 노인들이 존재감을 갖게 되고, 젊은 여선교회가 어머니 보다 더 존경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습니다.

지난 해 가을 우리가 사는 강화 본섬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은 가야하는 섬 보름도’에서 목회하시는 이필상 선배 목사에게 전화를 한 통화 받았습니다.


정 목사, 우리 집사님, 두 달간 묵을 집 좀 마련해 주시게나.

교인 가운데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해야 하는 집사님이 계시다는 겁니다. 마침 두 달 일정으로 집중교육을 하는 시설이 영은교회에서 가까이 있으니 두 달간 묵을 곳을 마련해 달라시는 전화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그리고는 두 달간 함께 묵게 할 교인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집에서 두 달간 공부하며 묵게 해야 좋을까? 집의 크기와 가족분포를 생각했습니다. 여럿이 떠올랐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제 마음속으로 정한 가정 중의 하나가 유 권사님 댁 아닙니까!

당연히 “그러시겨(세요), 그런데 집이 별나서 어쩌이꺄(어쩐데요)?”


집사님은, 공부 잘 마치고 귀향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두 달간 권사님 댁에 나이50대의 학생이 생겼습니다.

사회복지 분야의 “제가노인 복지 관련교육”이었습니다. 쉽게 풀면 집에 계시는 노인들의 복지 서비스를 잘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정시간을 공부해야 자격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자식들 도시에 보내놓고 혼자 사시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진 80대의 깔끔한 노인이신 권사님, 남과 같이 사는 것이 무척 불편하셨을 것입니다만 같이 살면서 좋은 이야기만 하시면서 두 달을 보내고 드디어 실습까지 하고는 보름도로 귀향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박 집사님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무조건 오라는 것입니다. 열일 제쳐두고 권사님과 함께 달려와서 당신 남편이 그물로 잡는 숭어와 병어 등 봄철 생선회와 꽃게 매운탕을 잡수셔야 조금이라도 은혜 갚는 길이라고 강권을 합니다.

유 권사님! 권사님께 여러 번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안 되어서 교회로 전화를 했다는군요.


‘보름도, 야외속회는 권사님의 선행 덕입니다.’

유 권사님, 모임의 나이를 다 합하면 726살 노인들이 모이는 속회에서 야외예배를 보름도에 가서 드리기로 했잖습니까?

아침 9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1시간가량 바닷바람을 쐬면서 가서, 집사님이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누고 예배도 드리고 섬 구경도 하고 집사님 사시는 것도 살피고 그 섬 유일한 교회인 보름도 교회도 가보고 그리고 막배를 타고 나오는 그런 프로그램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긴 것은, 다 유 권사님의 사람 사랑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매주 금요일 속회 예배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사는 노인 성도들에게 야외예배는 모처럼의 기회입니다. 목사의 걱정은 10명의 노인들을 모시고 섬까지 오가고, 구경시켜드리고 바람 쐬게 해드리는 것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소풍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절대로 혼자서는 못사는 것 알게 하는 기회로

젊은 여선교회 회원 몇은 보호자로 따라 나서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번 야외속회에 가면 서해안의 풍경들, ‘갈매기 밥 새우깡’ 선상에서 던져주기,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기분 좋은 모래 느껴보기 등 하나님이 주신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합니다.
유 권사님,

우선 사람 얻어 ‘강화 속노란 고구마 순’부터 심어야 마음에 여유가 생길 터이니 그것부터 서둘러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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