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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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2014년 10월 02일 (목) 14:38:41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5)

 

가을엔 국화과의 들꽃들이 대세를 이룬다. 오늘은 국화과의 들꽃이 아니면서 가을 들꽃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물매화를 만나보자. 물매화는 전국의 산지의 습기가 많고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다년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필자가 처음 이 아이를 만난 곳은 그늘진 곳이 아니라 햇볕이 잘 드는 강원도 횡성 태기산의 헬기 착륙장에서였다. 대덕산 금대봉의 헬기장에도 물매화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아 반드시 그늘진 곳만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서식지의 공통점은 흙이 마르지 않고 항상 습기를 머금은 곳이라는 것이다. 헬기장에 어떻게 습기가 많을까? 의심되지만 앞의 두 헬기장이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 있어 밤마다 내리는 이슬만으로도 흙이 항상 습기를 머금고 있는 곳이다.

들꽃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지인이 9월 중순쯤에 태기산 헬기장에 물매화가 한창이라고 현장에서 알려왔다, 하루 이틀 늦어도 꽃이 피어 있을 것이니 가보란다. 이틀 후에 다른 지인의 승용차로 그곳으로 달려갔다. 횡성에서 봉평으로 넘어가는 해발980m 고갯마루(일명 양두구미재)에 차를 세우고 헬기장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이틀 사이에 누군가에 의해 파헤쳐져 있었다. 마구잡이로 캐어간 것이다. 그래도 여기저기 숲을 뒤지니 몇 개가 남아 있어 그나마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그 뒤로 필자가 섬기던 교회와 이웃한 교회의 사모님이 강원도 속사에 있는 그 교회 공원묘원 들어가는 길목에 물매화가 자라고 있다고 알려준다. 날을 잡아 새벽기도 후 달려가니 아침 9시경, 싱그러운 물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순백의 물매화도 그렇거니와 신선한 가을 아침나절의 공기로 상쾌함이 비할 데 없었다.

물을 좋아하고 매화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물매화, 줄기는 밀생하고 30cm 쯤 자란 끝에 한 송이씩 달리는 물매화의 구조가 특이하다. 순백의 다섯 장의 꽃잎과 수술과 암술 외에 왕관처럼 생긴 것은 그 끝에 동그란 물방울 모양의 가짜꿀샘을 가지고 있는 가짜 수술이다. 영롱한 이슬처럼 보이는 물방울 모양의 가짜꿀샘은 황록색을 띠기도 하고 하얀색을 띠기도 한다. 이 가짜 수술은 꽃가루받이를 위해 곤충을 유인하려는 물매화의 전략으로 암수술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곤충의 활동이 뜸해지는 가을이면서 곤충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흰색의 꽃을 피우는 터라 나름대로 전략을 가지고 꽃가루받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매화의 꽃말이 고결, 결백이라 한다. 정말 청초한 순백의 꽃 모양에 잘 어울리는 꽃말이다. 아침 햇살이 비치기라도 하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투명한 가짜 수술은 정말 매혹적이다. 이 때문에 자생지가 훼손되는 수난을 겪는 것이리라.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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