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웃돈 얹어주며 격려하는 바자회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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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웃돈 얹어주며 격려하는 바자회는 없나?
  • 정찬성 목사
  • 승인 2014.10.23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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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7, 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

유권사님, 요즈음은 바자회철입니다. 여기저기서 바자회 소식이 들립니다.
바자회를 통해서 좋은 물건을 직거래를 통해서 소비자는 싸게 사고 생산자는 착하게 팔아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고, 집에서 노는 물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눠 쓰는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서 목적사업을 가능케 하는 그런 선한 소비자-생산자운동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정동교회 부광교회 그리고 어제 고양 YWCA에 갔었고 그리고 다음 주 토요일(25일)에는 농촌선교한마당이라는 소비자-생산자 축제가 강화에서 있습니다.

나누고 서로 돕는 바자회에 우리 장류 출품
스로우 푸드의 대표적인 상징인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들고 바자회에 참여하면서 보니까 주관하는 사람들은 이익창출에 눈이 벌겄고 그래서 주관하는 사람들이 어느 사이엔가 사랑으로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정신이 사라지고 못된 자본주의 폐해가 공동체 안에 들어앉아서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씁쓸했습니다.
어제 보니 양말 세 켤레에 이천 원하는데도 그걸 한 켤레에 오백 원씩 깎으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고 이 수익금이 미혼모 가정을 돕는데 쓴다는데도 몽땅 남아도 세 켤레에 이천 원인데 그걸 양보 못하는 번지르하게 차려입은 도시 아낙네들의 새가슴에 놀랐습니다.
당장 길 건너 백화점에 들어가면 세 켤레가 한 켤레 값도 안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콩나물 값 악착같이 깎던 버르장머리가 선한 사업한다는 바자회장, 여기저기서 기증받고 할인받아서 당신들이 다니는 백화점이나 마트보다도 같은 물건을 백배나 싸게 가격표가 붙어 있는데도 더 깎자는 소리를 듣고 보면서 취지가 무색한 바자회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의 흙탕물에 가슴이 멍해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일산 사는 친구가 “목사님, 저분들이 명품매장에 가면 정신없이 지갑을 열고 고분고분 한 푼도 못 깎는 위인들이에요. 약자한테는 강하고 강자한테는 한 없이 약한 도시사람들의 전형이라니까요!”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우수리 잘라먹고, 덤터기 씌우고, 흙 묻은 물건들 발로 툭툭 차고, 농산물 못생겼다고 괄시하고, 겉 포기에 벌레 먹은 것 나무라고, 심지어는 검은 피부의 건강한 주름살마저 나와 다르다고 미간 찌푸리는 도시의 소비자들을 목격하면서 한숨이 절로 나오는 그런 바자회를 경험했습니다.

기획자들의 역발상으로 농촌을 섬기는 바자회
이제 혹시라도 가을 농산물 바자회를 할 때는 역발상을 해야 농촌사람들이 그나마 위로받고 신앙에 상처받지 않고 용기를 갖고 도시교인들을 형제자매로 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촌사람들에게 “내 능력껏 웃돈 얹어주고 농산물 사는 장터” 같은 운동을 해야 농촌사람들과 우리농산물 귀한 것을 알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도시사람들의 선한 기획을 기대해봅니다.
사실 백 방울의 땀을 흘려야 입에 들어온다는 쌀 한 톨, 한 공기 밥값이 얼마나 될까요? 따져보니 껌 값입니다. 가장 저렴하다는 표현을 “껌 값”이라고 하잖습니까? 농약 처바른 수입밀의 가루로 만든 빵과 과자 부스러기에 온갖 매체들을 다 동원해서 중독 시켜 건강 반편 만들고, 어릴 때 비만인자를 몸에 심어주어 성인병 가능성을 맘껏 높여놓고, 햄버거니 피자니 하는 것이 몸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모기목소리로 하고, 맛있고 활기 넘치고 세계인들이 먹고, 미국사람들은 주식이고, 눈 깜짝할 사이에 요술처럼 나오는 음식(페스트 푸드)이라는 말은 확성기에 비디오까지 동원해서 그거 안 먹고 안 마시고 거기 끼지 못하면 왕따 당할 것같이 분위기로 몰고 가는 어른들의 상술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입니다.
거기다가 약간 허접한 상품들을 바자회용으로 개발해서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면서 다니는 바자회 상단이 생길지경이라니 선한 취지로 생각하던 바자회도 이제 나쁜 이미지, 저질 자본주의가 깊숙이 침투한 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최 측에서는 손쉽게 장소 마련해주고 판매대를 팔면 끝입니다. 거기서 무엇이 팔리든 어떤 일이 벌어지건 그것은 당신들의 일이니까요.
자릿세 장사가 아니라 구성원들, 사업취지, 모인 사람들의 최악의 입장이나 후유증까지도 고민하고 모니터링하는 바자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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